NC 연고지 성남 이전, 창원시에 달렸다

입력 2014-09-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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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NC에 새 야구장 건설을 약속하고 머뭇거리는 동안 성남시가 프로야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재 창원시는 진해야구장 건립계획을 백지화하고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새 야구장을 짓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당초 업무협약과는 달리 건설비용의 일정 부분을 NC 측에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NC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결과가 나올까. 스포츠동아DB

NC “창원시와 우선협상…팬에 대한 예의”
창원시 “곧 계획발표…조금만 기다려달라”

성남시가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 NC의 연고지 문제가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스포츠동아 3일자 1면 단독보도)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이미 프로야구단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분석 연구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성남시는 새 야구장 건설 문제를 놓고 창원시와 갈등 중인 NC를 가장 유력한 유치 후보구단으로 파악한 뒤 연고지 이전을 제안한 상태다. 그렇다면 과연 NC는 연고지를 창원에서 성남으로 옮기게 될까. 창원시와 NC는 이에 대해 현재 어떤 입장일까.


● 안상수 창원시장의 발표가 ‘태풍의 핵’


창원시는 전임 박완수 시장 시절이던 2010년 프로야구 9구단인 NC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에게 2016년 3월까지 새 야구장을 지어주겠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건설비는 전액 창원시가 부담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창원시는 정치적인 논리로 새 야구장을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진해구의 옛 육군대학 부지에 짓기로 하면서 야구계와 팬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NC는 신축구장 건설 문제가 표류하자 차선책으로 창원시 측에 마산회원구의 마산종합운동장을 허물고 새 야구장을 지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8월말까지 창원시 측에 공식답변을 요청했다.

창원시는 그러나 지난달 말 폭우피해 등이 겹치자 NC 측에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양해를 구한 뒤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르면 4일 안상수 시장이 직접 창원시의 새 야구장 계획을 공식발표할 전망이다.

현재 창원시는 진해야구장 건립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한 상태다. 이미 안 시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창원시의회에 출석해 진해구민에게 이에 대해 직접 사과를 했다. 그러나 안 시장은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야구장 입지를 변경한다면 두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선 야구장 대안이 진해시민의 상실감을 치유할 만큼 만족스러운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안 시장은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산·학·연 첨단산업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2일 관련기관과 협약식을 했다.

그러면서 안 시장은 “2010년 통합시 출범 이후 시민통합 수단으로 NC야구단을 유치해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창원시가 NC측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고 지적하면서 “부당한 것은 조정해야 한다”며 새 협약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새 야구장을 지어주는 대신 NC 측에 건설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NC “창원시 답변부터 기다리는 게 순서” 신중

창원시가 NC 측에 야구장 건설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다. 그러나 NC는 아직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NC 구단 관계자는 3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우선은 창원시와 신축구장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면서 “창원시가 전임 행정부와는 달리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우리로서는 창원시의 답을 먼저 기다리는 게 순서다. 창원시가 당초 KBO와 약속한 대로 야구장을 지어준다면 여기에 정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것이 그동안 NC를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도리다”고 덧붙였다.

NC의 연고지 이전 문제는 결국 NC와 창원시의 신축야구장 협상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NC를 창원시에 눌러 앉힐 수 있을지, 아니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는 성남시로 떠나보낼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창원시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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