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달식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위축되지 말고 강하게 밀어붙여 넘어야”
신한은행이 2007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한국프로스포츠 역사에 전무후무한 6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의 위업을 이룰 당시 사령탑을 맡았던 이는 임달식(50·사진) 전 감독이었다. 2013∼2014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임 전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빼어난 용병술, 탁월한 전략으로 ‘레알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임 전 감독은 신한은행이 가장 압도적 경기력을 자랑했던 2008∼2009시즌과 현재 우리은행의 전력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내가 몸담았던 팀을 평가한다는 게 부담스럽다”며 주저했다. 그러나 재차 답변을 요청하자 “아무래도 9할이 넘는 승률(37승3패)을 거둔 그 때(2008∼2009시즌) 신한은행이 지금 우리은행보다 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전 감독은 “당시 삼성생명에는 변연하, 이미선, 이종애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다.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도 에이스가 두세 명씩은 꼭 있어, 신한은행은 독주를 하면서도 많은 견제를 받았다. 경쟁상대가 많은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라고 돌아본 뒤 “지금 우리은행도 위성우 감독의 지도 아래 막강한 전력을 갖췄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팀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리그 운영에서 조금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위권에 처져있는 하나외환의 경우, 용병 엘리사 토마스와 주축 김정은이 한동안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KB스타즈도 부상으로 이탈한 에이스 변연하의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여자프로농구는 전주원, 정선민, 김지윤, 이종애 등 한때 코트를 주름잡던 대형스타들의 잇단 은퇴로 전반적인 리그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가에 직면해있다. 임 전 감독은 “신진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올라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한 뒤 “4라운드 중반 이후면 우리은행의 독주 분위기에 조금 변화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한동안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하나외환이 정상적인 멤버를 갖추면서 힘을 내고, KDB생명과 삼성, 신한은행도 전반적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임 전 감독은 “4라운드 후반이나 5라운드에 가면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권에 근접할 것이고, 그러면 챔프전을 앞두고 힘 비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임 전 감독이 보는 ‘우리은행 공략법’은 무엇일까. 임 전 감독은 “밖에서 볼 때 우리은행하고 게임을 하는 팀들은 스스로 위축되는 느낌이 든다. 승부의 세계에선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은행에 거두는 1승은 다른 팀에 거두는 1승과 큰 차이가 있다. 부딪혀서 이겨내고, 강하게 밀어붙여야 우리은행이란 강력한 산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