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선수들이 24일 용인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해 개막 16연승 신기록을 달성한 뒤 기념 플래카드를 들고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만년 꼴찌’에서 ‘극강’으로 변신한 우리은행은 올 시즌 통합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우리은행 체력 앞세운 수비농구 강점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개막 16연승
신한은행 6시즌 통합 챔프 승률 0.814
전주원·정선민·하은주 등 스타들 즐비
‘극강 우리은행’과 ‘레알 신한은행’, 어디가 더 강할까.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에서 16연승을 질주하며 역대 여자프로농구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2012∼2013시즌에 24승11패, 승률 0.686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생명에 3연승을 거두며 첫 통합 챔피언에 오른 우리은행은 2013∼2014시즌에도 영광을 재현해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올 시즌에는 개막 이후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극강’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은행에 앞서 한국여자농구를 주름잡은 팀은 바로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07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무려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거머쥐며 ‘레알 신한은행’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국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전인미답의 6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에 등극한 팀이 바로 신한은행이다.
● 막강했던 ‘레알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6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171승39패로 승률 0.814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 승률 0.686, 지난 시즌 승률 0.714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신한은행은 또 6시즌 동안 챔프전에서 단 1패만을 당하며 그야말로 철옹성을 구축했다.
신한은행이 올 시즌 우리은행처럼 ‘극강’의 면모를 과시하며 가장 압도적 성적을 거둔 시즌은 2008∼2009시즌이었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단일시즌 최다연승인 19연승을 거두기도 한 신한은행은 정규리그에서 37승3패, 승률 0.925의 무시무시한 족적을 남겼다. 이 승률은 역대 최고승률로 남아있다. 신한은행은 2009∼2010시즌 개막 후 4승을 더 추가해 23연승도 작성했다. 이 역시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다연승이다.
2008∼2009시즌 당시 신한은행은 그야말로 절대강자였다. 당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꼽히던 전주원(현 우리은행 코치)과 정선민(현 하나외환 코치)이 버티고 있었고, 지금보다 훨씬 젊고 컨디션이 좋았던 최장신 센터 하은주가 골밑을 책임졌다. 3점슈터 이연화 김연주, 차세대 가드로 주목 받은 최윤아, 하은주와 함께 골밑을 지킨 강영숙 등 그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한껏 물이 오른 전주원의 노련한 경기운영과 상대를 떨게 했던 정선민의 득점력, 용병이 없던 시절 국내선수들을 압도했던 하은주의 높이는 상대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여기에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임달식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어우러져 신한은행은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했다.
● ‘레알 신한은행’과 ‘극강 우리은행’, 어디가 더 센가?
개막 16연승을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 선수들의 이름값은 국가대표 라인업을 능가했던 ‘레알 신한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그에 못지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렇다면 ‘레알 신한은행’과 ‘극강 우리은행’이 맞붙는다면 어디가 이길까. 신한은행이 ‘왕조’를 구축할 당시에는 외국인선수가 뛰지 않았고, 현재 우리은행의 연승에는 샤데 휴스턴이라는 훌륭한 용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결정적 차이점을 고려하면 객관적 비교가 힘들다. 다만 두 팀과 모두 상대해본 현역 선수들의 입을 통해 상대적 비교는 가능하다.
KDB생명 신정자는 “신한은행은 삼성생명 등 막강한 경쟁팀이 있었음에도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구성 멤버도 화려했다”며 조심스럽게 신한은행의 손을 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선수는 “당시와 비교해 현재 여자농구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우리은행 연승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팀 구성이나 상대에 대한 압박감 등에서 당시 신한은행이 더 강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 이미선은 “당시 신한은행은 하은주라는 빅맨이 주는 파급효과가 엄청났지만, 현재 우리은행은 골고루 선수들이 잘하는 것 같다”며 “어느 팀이 더 낫다고 단정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