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전 홈 유나이티드(싱가포르) 감독은 결국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지 않기로 했다. 매끄럽지 못한 전임 감독과의 결별 과정과 허술한 구단 행정이 이 전 감독의 마음을 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재정난에 선수·직원 봉급 2개월이나 밀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연이은 잡음에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최우선 과제인 사령탑 선임부터 난항이다. 7년 동안 헌신한 김봉길 전 감독을 헌신짝 버리듯 내치더니, 여론의 비난을 무마시키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이임생 전 홈 유나이티드(싱가포르) 감독 영입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해임된 김 전 감독도, 내정된 이 전 감독도 구단과 확실한 교감을 나누지 못했다. 사령탑 선정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보군 물색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갖가지 문제들이 불거진 현 시점에 선뜻 지휘봉을 잡겠다고 수락할 축구인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여러 K리그 관계자들은 “인천처럼 적절한 대우를 보장하기는커녕, 코칭스태프를 존중하지 않고 미래와 비전이 불확실하게 구단을 운영하는 건 모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 구단이 밝힌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 문제 외에도 김 전 감독 해임 과정에서 드러난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에 이 전 감독에게 실망한 것이 사령탑 영입 무산의 원인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천은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인천 구단의 자산총계는 약 26억6000만원인데 반해 부채총계는 143억원이다.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의 봉급도 2개월이나 밀려있다. 내년 시즌에 대비한 예산 책정도 이뤄지지 않았고, 선수단 정리·수급 과정에서 구단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8일 “선수나 구단에서 (급여 문제) 해결을 요청한 적은 없다. 과거 ‘3개월 이상 임금체불이 지속될 시,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새 팀을 찾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만약 조치가 필요하다면 구단이 먼저 요청을 해올 것”이라며 “구단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