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와 타이밍 일치한 윤석민 KIA 복귀

입력 2015-03-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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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스포츠동아DB

KIA는 6일 윤석민(29)이 4년 총액 90억원에 KIA로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아침에 계약 내역을 발표할 정도로 KIA는 속도전으로 일을 처리했다. 곧바로 윤석민은 6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실상, KIA와 윤석민의 교감이 일치한 시점이 훨씬 전인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윤석민이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KIA의 마무리캠프에 참가했을 때부터 국내유턴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KIA 한 관계자는 “윤석민이 단순히 훈련만 했겠는가? KIA 선수들과 만나 김기태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바뀐 팀 분위기도 살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마이너리그보다 훨씬 살가운 KIA의 환경이 섬세한 윤석민에게 호감을 안겨줬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승격을 향한 미련이 컸다. 그러나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을 이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조차 부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캠프에도 못 가는 40인 로스터 바깥 선수, 이는 곧 전력 외 통고나 다름없었다. 입단 당시 ‘메이저리그 승격 시, 마이너행 거부 조항’은 볼티모어가 윤석민을 불러올리는 데 엄청난 결격사유로 기능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때부터 KIA는 윤석민을 더욱 주시하기 시작했다. 다만 윤석민이 마이너리그 캠프를 통해서 경쟁력을 보여줘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려는 꿈을 꺾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러나 2월 두 가지 외부 변수가 발생하며 KIA도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보여준 KIA의 심각한 마운드 사정이었다. 평가전 9전 전패 자체도 문제였지만 마운드는 괴멸 직전이었다. 윤석민의 가세가 절실했다.

둘째, 수도권 A구단이 윤석민에 접근한다는 정보였다. 야구계 루머에 따르면 이 구단은 구단주 재가를 받고 윤석민 영입 작전을 개시했다. 몸이 달은 KIA는 허영택 단장과 오현표 운영실장이 2월 말 극비리에 미국으로 넘어가 윤석민을 만났다. 윤석민의 마음을 잡는 한편, 볼티모어와의 이적료 협상을 진행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간 보장액 557만5000달러(옵션 750만 달러 포함 최대 총액 1307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첫해인 지난해 계약금 67만5000달러에 연봉 75만 달러를 더해 142만5000달러를 받았다. 따라서 남은 2년간 마이너리그에만 있더라도 볼티모어로서는 최소 415만 달러를 지불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잔여연봉이 부담스러웠던 볼티모어는 결국 KIA의 구애 공세에 맞춰 1달러의 형식적 이적료만 받고 추가 비용 없이 윤석민을 털어낼 수 있었다.

윤석민도 ‘위기에 처한 친정팀을 구하러 복귀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어차피 돌아갈 것이라면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돌아가 몸을 만드는 편이 이득이었다. 또 KIA가 제시한 보수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연봉이다. 실수령액은 90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일각에서는 윤석민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터인데 KIA가 다급한 나머지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KIA로선 그룹 자존심을 걸고라도 윤석민을 놓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KIA가 지난해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장원준(두산)을 잡을 바에는 실탄을 아껴서 윤석민을 잡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윤석민의 KIA 유턴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듯하지만 KIA는 아주 오래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었다. 결국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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