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박찬호, 올스타전 은퇴 “잊을 수 없는 순간”

입력 2015-07-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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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참가선수들이 은퇴식을 마친 박찬호를 헹가래치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무대에서 선물한 영광스러운 작별의식이었다. 스포츠동아DB

2005년 장종훈 은퇴 한달후 초청받고 헹가래 작별
박찬호 지난해 챔피언스필드에서 성대한 은퇴식


선수 마지막 해 또는 유니폼을 벗은 직후는 프로야구선수와 감독에게 가장 쓸쓸한 순간이다. 그러나 모든 팬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올스타전에서 작별인사를 할 수 있다면, 오래도록 기억될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성대한 작별인사가 있었던 순간은 2005년이다. KBO는 7월 문학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이미 한 달 전 은퇴한 한화 장종훈을 특별선수로 초청했다. 장종훈은 9회말 대타로 등장했고, 경기 후 다른 올스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뜨거운 작별을 고했다. 이제 지도자가 된 장 코치(롯데)는 “이종범(KIA)이 선수들을 모아 헹가래를 해줬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추억했다.

2010년 7월 삼성 양준혁은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를 결정했고 올스타전 직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스턴리그 사령탑이었던 SK 김성근 감독은 소속팀 박정권의 부상 회복이 늦자 24일 대구구장에 벌어질 올스타전 하루 전날 양준혁을 교체선수로 발표했다. 은퇴 예정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양준혁은 대구 홈팬들 앞에서 3점홈런을 치며 자신의 15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스스로 축포를 쏘아 올렸다. 가장 드라마틱한 올스타전 작별이었다.

2012시즌을 끝으로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진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박찬호는 마지막 소속팀 한화와 스케줄이 맞지 않아 은퇴식을 치르지 못했다. 201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올스타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뜻을 모아 한국야구의 영웅을 떠나보내는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줬다.

2015년에는 감독들이 뜻을 모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명장 김응룡 전 감독을 위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별을 준비했다.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예정된 올스타전에서 김 전 감독은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선수들을 지휘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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