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신동빈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 롯데 신동빈 회장(사진)이 롯데 야구단의 역량 강화 의지를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가(家)에서 야구에 애정이 많은 경영자라는 평을 듣는다. 한화의 사례에서처럼 야구단은 싸늘한 국민정서를 되돌릴 유력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 신 회장 발언 자체의 진정성을 의심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총수의 한마디에 야구계가 미리 들썩이는 데는 걸리는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신 회장의 발언을 ‘당장 롯데가 올 겨울부터 돈 보따리를 푼다’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다. 물론 재계 5위인 롯데그룹 최고경영자가 의지를 드러내면 못할 일은 없다. 그러나 지금 신 회장에게 급선무는 롯데 야구단이 아니라, 국민과 약속한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의 개선이다. 롯데가 일본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임을 입증하기 위해, 한국롯데 계열사들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할 계획인데 이를 추진하면서 경영권을 잃지 않으려면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제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신 회장의 발언은 ‘당장 돈 폭탄을 뿌리겠다’가 아니라 ‘야구단을 챙기고 강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는 편이 합당할 듯하다.
# 둘째, 설령 롯데가 투자 확대를 바로 실행하더라도 그것이 곧 야구단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란 보장은 없다.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우리는 LG와 SK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 야구란 스포츠에서 프리에이전트(FA) 선수 1∼2명을 잡는다고 곧장 강팀이 되지는 않는다. 감독을 바꾸면 더 싼 값에 더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으나, 이 역시 부분적이다. 건강한 팀 문화를 구축할 능력과 중장기 비전을 갖춘 프런트의 뒷받침 없이는 팀 재건이 쉽지 않다. 이 부분에서 2015년 롯데 프런트는 아직 ‘환부’를 적절하게 손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신 회장이 직접 챙긴다고 당장 롯데 야구단이 환골탈태할 것처럼 기대감을 갖게 해선 곤란하다. 프런트와 현장이 2015년을 준비하며 가졌던 ‘좋은 팀의 기초를 만든다’는 초심을 잊는 순간, 롯데 야구단은 더욱 험난한 파도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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