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태 4골 ‘스타탄생’…박수 받고 떠난 차두리

입력 2015-1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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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윤주태-차두리(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서울 승리로 끝난 마지막 슈퍼매치

2015년 4번째이자 마지막 ‘슈퍼매치’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적잖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상암벌을 찾은 2만3000여명의 축구팬들은 ‘역대급 승부’가 펼쳐진 FC서울-수원삼성전을 마음껏 즐겼다.


● 윤주태 홀로 4골, 서울 승리를 이끌다!

올해 앞서 벌어진 3차례 슈퍼매치에서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수원 서정원 감독은 “라이벌전인 만큼 실수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첫 골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는데, 그 말이 적중했다. 다만 승자는 수원이 아닌 서울이었다. 서울 윤주태는 홀로 4골을 퍼부으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은 산토스∼권창훈∼신세계의 골로 응수했지만, 0-3까지 밀리며 초반 분위기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윤주태의 한 경기 4골은 개인통산 1호이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한 경기 최다골이다. 해트트릭(3골) 기준으로도 개인 1호, 올 시즌 클래식 5호다. 개인 4골은 역대 슈퍼매치 1호이며, 2007년 3월 21일 서울 박주영(서울 4-1 승)에 이은 슈퍼매치 통산 2호 해트트릭이다.


만약 은퇴를 번복하라고 한다면? “용수 형, 미안해!”

7일 슈퍼매치 하프타임에는 서울 차두리의 은퇴식이 거행됐다. 부친인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차두리는 팬들과 구단 및 지인들의 축하 속에 유니폼을 벗었다. 이광용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은퇴식에서 차두리는 “내 축구 인생의 최종 스코어는 3-5 패배”라면서도 “하지만 마지막 5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는 말로 서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눈길을 끈 것은 팬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코너였다. “만약 서울 최용수 감독이 소주 한잔 하면서 ‘두리야, 은퇴 번복하고 1년만 더 뛰자’고 부탁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팬의 질문에 그는 잠시 머뭇거린 뒤 이렇게 답했다. “용수 형, 미안해!”


수원 팬들의 ‘무언의 외침’

최근 수원은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타 지역에 연고를 둔 다른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를 내고 있음에도 재단이 독단적으로 경기장 내 광고를 유치하는 등 일방적 횡포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매치를 찾은 수원 팬들도 구단에 힘을 보탰다. 서포터스는 이날 경기 전부터 ‘빅버드 축구주권 지키자’, ‘축구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라는 등 재단을 압박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 10여개를 들고 ‘무언의 시위’를 펼쳤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많은 힘이 난다. 구단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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