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NC처럼!…웃으며 떠나는 박명환

입력 2015-11-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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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명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경문감독 배려로 은퇴전까지 후회없는 야구
통산 103승93패9S…2군 투수 보조코치 예정


야구계에는 ‘은퇴식은 한화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법한 은퇴식을 여러 차례 열어주면서 생긴 말이다. 은퇴식이 한화였다면, ‘은퇴는 NC처럼’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줘야 할 듯 하다.

NC 투수 박명환(38·사진)이 20년간의 프로선수생활을 끝냈다. NC 관계자는 9일 “박명환이 은퇴를 결정했다”며 “보직은 2군 투수 보조코치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명환은 1996년부터 OB(현 두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07년 LG로 이적한 뒤 부상이 찾아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에는 팀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NC의 공개테스트를 통해 다시 유니폼을 입었고, 이듬해 1425일 만에 1군 무대에 올랐다. 올해 5월 17일 대구 삼성전(6이닝 2안타 무실점)에선 2010년 6월 23일 SK전 이후 무려 178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후회 없이 공을 던진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파란만장했던 현역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로통산 성적은 326경기 103승93패9세이브, 방어율 3.81.

박명환뿐이 아니다. 내야수 이현곤도 지난해 9월 9일 마산 삼성전에서 통산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뒤 은퇴를 받아들였다. 당시 NC 김경문 감독은 “1000번째 경기인데 선발출장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현곤을 선발라인업에 넣고 끝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이현곤은 “내가 큰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기록을 챙겨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후회 없다”며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났다.

선수가 평생 입었던 유니폼을 하루아침에 벗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NC에서 은퇴하는 이들은 최고의 경기를 마친 뒤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는 구단의 배려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감독이기 전에 야구선배로서” 후배들의 아름다운 퇴장을 바란 김 감독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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