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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집중견제에 멀티볼넷으로 출루율↑
박병호(30·미네소타)가 연타석 홈런으로 매서운 장타 페이스를 보인데 이어, 첫 ‘멀티 볼넷’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살아남는 법을 깨달아가고 있다.
박병호는 15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미네소타는 8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타율은 0.245에서 0.248(101타수 25안타)로 조금 올랐다.
전날 4연속경기 무안타 침묵을 깨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이날 처음으로 볼넷 2개를 골라 나갔다. 슬럼프 탈출과 함께 의미 있는 볼넷이었다. 거포들에게 타격만큼 중요한 건 ‘선구안’이다. 장타에 대한 부담감으로 상대 투수들은 점차 박병호를 견제하기 시작한다.
전날 연타석 홈런의 영향 때문인지 클리블랜드 투수들은 박병호의 한 방을 의식했다. 어려운 승부가 많아질수록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 시즌 초 지역 언론에서 박병호의 선구안을 두고 문제를 삼은 적도 있었다.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까지 삼진이 35개인데 반해, 볼넷은 9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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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코리 클루버를 상대한 박병호는 2회초 첫 타석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 2사 후에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안타는 3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2-1로 앞선 6회 1사 1루서 클루버의 3구째 91마일(약 147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날렸다.
8회 바뀐 투수 토미 헌터에게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박병호는 9회 댄 오테로를 상대로 또 다시 볼넷을 골라냈다. 두 차례 볼넷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살아남을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을 만든 셈이었다.
전날 박병호는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8·9호를 신고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지만 홈런 페이스는 한국에 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에도 박병호는 5월 13일 시즌 9호 홈런을 쏘아 올렸고, 5월 19일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9호 홈런을 돌파했다. 지난해 박병호는 53홈런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2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개수를 기록하는 건 꿈같은 일이지만 장타 페이스가 심상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