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롯데의 ‘7·10 라인업’에 많은 팬들은 분노했다. 결과(0-6 패)보다 납득할 수 없음에 더 분노했을 것이다. 아마 일요일 사직구장을 찾은 부산 홈팬들의 눈앞에 4번 박종윤~5번 이우민~6번 손용석으로 짜여진 중심타선은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판의 화살은 논란의 라인업을 최종 승인한 조원우 감독에게 향하고 있다. 하루 뒤인 11일 조 감독은 “내가 감수해야 될 부분이다.
감독이 책임지겠다”고 구구절절 변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다. 5위 싸움에 1승이 아쉬운 상황인지라 팬들의 안타까움도 충분히 짐작할만하다. 그러나 근본적 성찰 없는 분노는 건설적 발전을 불러올 수 없다.
● 7·10 라인업은 롯데의 ‘현실’이다
사실 4번타자 황재균의 갑작스런 허리통증이 자율훈련 도중 생기지 않았더라면 이런 논란도 없었을지 모른다. 선수 1명이 갑자기 빠진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대안이 전무한 것이 롯데의 ‘환부’다. 진정 지적할 대목은 이런 라인업을 짠 감독이 아니라 이런 라인업을 짤 수밖에 없는 팀 자원의 열악함에 있다. 조 감독 부임 이래 롯데는 박세웅의 성장, 박진형의 발굴 등 투수 쪽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야수 쪽에서도 김문호와 김상호가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롯데 이창원 사장이 “조 감독한테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2군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뒤늦게라도 롯데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일은 단시간에 결과가 나오긴 힘들다. 얇은 선수층은 롯데 체질개선의 최대 난관이기도 하다.
● “감독이 가장 안타깝다”
넥센은 주말로 갈수록 승률이 높다. 주중에 힘을 비축하는 운영을 한 덕분이다. 그러나 롯데는 그럴 여력이 없다. 1경기가 아쉽기에 화요일부터 온 힘을 다할 때가 많다. 이렇게 쌓이다보니 일요일이 되면 한계 상황이 발생한다. 10일 강민호의 선발 제외도 전날 LG와 5시간30분 이상이 걸린 연장총력전의 여파가 빚은 고육지계였다. 올해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고 있는 강민호는 편도선 증상까지 생긴 적이 있다. 1경기 더 잡으려 무리를 각오하다가 소탐대실할 걱정을 조 감독은 늘 안고 산다. “감독 욕심은 어떻겠습니까? 1게임이라도 더 잡고 싶은데 꾹 참아야죠.” 조 감독의 진심이다. 정말 감독은 고독한 자리 같다. 욕먹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가야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포항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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