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드플레이어 최장거리골의 순간 성남FC 김현(왼쪽에서 2번째)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전 전반 33분 상대 골키퍼 양형모가 전진한 틈을 타 슛을 날리고 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날린 67.4m 장거리 슛은 양형모의 실책성 플레이를 틈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수원 골키퍼 양형모 전진 틈타 롱슛
조재철 결승골, 성남 FA컵 패 설욕
수원삼성과 성남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6’ 20라운드 경기가 열린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한국프로축구 대표 명가들의 충돌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주요무대 결승에서 여러 번 마주친 두 팀이다. 정규리그 이외에도 K리그 챔피언결정전(2006년)과 FA컵 결승(2009년·2011년) 등 벼랑 끝 대결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그동안 성남이 2번(2006년·2011년), 수원이 1번(2009년) 웃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번째 만남은 좀더 특별했다. 나흘 전(13일), 같은 장소에서 이미 충돌했다. FA컵 8강은 소문난 잔치다웠다. 전반에만 양 팀 합쳐 3명이 퇴장 당했는데 웃은 쪽은 2명이 빠진 수원이었다. 연장까지 1-1로 버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긴 수원이나, 패한 성남이나 짧은 시간에 얼마나 체력을 끌어올렸고 어떻게 컨디션을 만들었는지가 핵심이었다. 당연히(?) FA컵 퇴장 3명이 총동원됐다. 전반도 마치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난 이들은 전부 호출됐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양 팀 벤치의 접근방식. 수원 서정원 감독도, 성남 김학범 감독도 체력보다 정신이 중요하다고 봤다. 경기 전 미팅에서 선수단에 전달된 강조사항도 이를 토대로 했다. 김 감독은 “한 걸음 더 뛰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라”고 지시했다. 서 감독은 “정신과 투지의 싸움”이라는 냉정한 주문을 했다. 다만 “(FA컵을) 완전히 지우자”던 김 감독과 달리, 서 감독은 “FA컵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복수’도 공통분모였다. FA컵에서 이긴 수원은 올 시즌 클래식 개막전에서 0-2로 패한 기억이 있었다. 물론 토너먼트에서 무너져 잔뜩 독을 품은 성남의 복수 또한 흥밋거리였다.
예상대로 90분은 뜨거웠다. 첫 골은 허무했다. FA컵 승부차기 선방 쇼의 주인공 수원 골키퍼 양형모가 전진한 틈을 탄 성남 김현이 하프라인 아래에서 날린 67.4m 중장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K리그 통산 2번째로 긴 득점이자,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먼 거리에서 뽑은 골로 기록됐다. 예기치 못한 실점에 흔들린 수원은 산토스가 후반 26분 동점을 만들었지만 2분 뒤 조재철에 결승골을 허용했다. 정신력에 결정력까지 장착한 성남은 승점 32로 같은 날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2-0으로 이긴 4위 상주상무와 동률이 됐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5위를 지켰고, 승점 21에 머문 수원은 하위권(9위) 탈출에 실패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에서 2-1 승리해 황선홍 감독 부임 후 클래식 첫 승을 신고한 FC서울은 울산현대(이상 승점34)를 다득점에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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