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치국-최동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마운드 보강을 위해 투수 유망주들을 확보한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드암’이라는 특성을 가진 투수 2명을 연달아 선택한 점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두산 스카우트팀이 내놓은 배경은 ‘불펜 강화’였다.
두산 윤혁 스카우트 부장은 22일 신인드래프트 직후 “선발진이 나름 안정된 상황에서 불펜진을 두껍게 하는 것이 이번 드래프트의 1차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두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과 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현재 손댈 곳이 없다는 판단 하에 보다 문제가 시급한 불펜진에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주축투수들의 군 입대 문제도 고려대상이었다. 윤 부장은 “5선발 허준혁과 필승조 윤명준이 올 시즌이 끝나면 군에 입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둘이 빠지면 선발 마운드와 불펜진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 끝에 선택한 박치국은 ‘싸움닭 기질’로 정평이 나있다. 신체조건은 176㎝·80㎏으로 왜소한 편이지만 마운드 위에선 최고구속 145㎞의 직구와 120㎞대 중반 슬라이더로 배짱 있는 투구를 선보인다. 최고 장점으로 꼽히는 견제능력은 고교무대 최고 수준이다. 1루 견제를 한 경기에 2~3개씩 거뜬히 잡아내는 순발력은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게 스카우트 팀의 설명이다.
박치국의 각오도 남다르다. 박치국은 “선발 욕심은 없다. 그러나 꼭 팀의 마무리를 맡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고등학생다운 모습도 엿보였다. 박치국은 “키가 작은 편이다. 20대가 돼도 키가 자란다는 말이 있던데 앞으로 몇 ㎝라도 컸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