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위대한 도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이 5일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kwangshin00@donga.com
그런 김 감독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2017 제4회 WBC다. KBO는 5일 오전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구본능 KBO 총재가 김 감독에게 “한 번만 더 대표팀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고, 김 감독은 고민 끝에 이를 수락했다. 후배 감독들을 추천했지만, 구 총재는 또 한 번 ‘국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 감독직 수락, 그러나 걱정이 태산
고민 끝에 지휘봉을 잡았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5일 KBO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이란 두 글자를 자주 언급했다. “벌써 걱정된다. 대표팀을 맡을 때면 경기 전까지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첫 마디였다. 부상, 투수, 해외파 등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1~2회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것도 부담이다. 2013년 제3회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은 대표팀의 위상을 높여야 하는 책임감도 크다.
김 감독은 “일단 KBO리그 한국시리즈(KS)가 끝난 뒤 후보를 추려야 하는데, 부상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물론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 팀이 KS에 올라가는 것 아니겠냐”며 “WBC가 내년 3월에 열리는데, 2월 중순은 돼야 선수들을 소집할 것이다.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도중 다칠 수도 있다. 선수들이 다치면 안 된다는 걱정이 앞선다.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우완투수 부재, 오승환 찾을 수밖에
김 감독은 이날 ‘끝판대장’ 오승환(33·세인트루이스)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는 특급 우완투수가 부족한 한국야구의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김 감독이 “몇 년간 특급 우완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프리미어12 때도 우완투수가 없어 걱정이 많았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우완투수가 없어서 걱정이다. 수적으로도 부족하다. 감독이 된 뒤에도 투수 생각만 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미국·일본에서 모두 마무리를 경험하며 총 372세이브(한국 277·일본 80·미국 15)를 따낸 오승환은 대단히 매력적인 존재다. 그러다 보니 국제대회가 다가오면 오승환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김 감독은 “감독이 되고 나니 오승환의 존재가 더욱 절실하다”며 “지금 (도박 연루 등의) 문제가 있지만, 본인이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하면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술위원회와 상벌위원회 등의 의견을 들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하면 (오승환은) 뽑아야 한다고 본다. 감독이 되고 나니 더 욕심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고척돔. 스포츠동아DB
● 사상 첫 WBC 국내 개최, 부담은 없나
한국이 WBC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표팀은 내년 3월7일부터 11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대만, 네덜란드, 그리고 추후 편성될 한 팀과 B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네덜란드는 3년 전 제3회 대회에서 한국에 아픔을 안긴 바 있다. 김 감독은 “1라운드를 통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2013년에 네덜란드에 지는 바람에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대만과 네덜란드 중 한 팀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또 WBC는 TQB(Team quality balance)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더라도 실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팀성적지표인 TQB는 득실차를 나타내는 것인데, (총득점/총공격이닝)-(총실점/총수비이닝)을 따진다. 한국이 제3회 대회 1라운드에서 2승1패를 하고도 탈락한 것은 TQB의 영향이 컸다. 김 감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은 기간에 잘 준비하고, 부상을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도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