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왜 김강률-함덕주 선택했나

입력 2016-10-28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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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강률-함덕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김강률-함덕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의외의 선택이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두 불펜투수 김강률(28)과 함덕주(21)를 전격 포함시켰다. 불펜진 강화를 위한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KS 미디어데이에서 김강률과 함덕주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대신 올 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좌완 허준혁과 우완 고봉재가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강률과 함덕주 모두 최근 2달 동안 1군 등판에 나서지 못한 투수들이기에 이번 판단은 더욱 의외로 남았다. 우완 불펜 김강률은 올 시즌 가래톳 통증 등으로 정상적인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고, 좌완 함덕주 역시 지난해 깜짝 활약(7승 16홀드)을 올해까지 이어가지 못한 채 부진에 빠졌다.

김강률은 8월26일 잠실 롯데전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즌 성적은 25경기 2패 4홀드 방어율 5.14(28이닝 16자책점). 함덕주는 이보다 앞선 8월13일 잠실 넥센전이 1군 마지막 등판이다. 올해 겨우 15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방어율 6.23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성적은 둘째 치고서라도 두 투수 모두 정규시즌 등판이 최근 2개월간 없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붙는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두 투수가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김강률이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았는데 요 근래에 회복했다”며 “함덕주도 재활군과 2군에 머물며 몸 상태가 나아졌고, 교육리그(일본 미야자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합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강률을 홍상삼과 더불어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줄 투수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 감독의 이 같은 결정은 약점으로 지적된 두산의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해석된다. 베테랑 우완투수 정재훈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데 이어 필승조 투수들이 일본 전지훈련과 청백전에서 확실한 구위를 되찾지 못한 상황. 결국 김 감독은 이 난관을 김강률과 함덕주라는 깜짝 카드로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NC는 주력 선발투수인 이재학이 예고한 대로 KS 엔트리에 빠지면서 플레이오프(PO) 때와 똑같은 엔트리를 내놓았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 선수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재학이 빠진 자리는 좋은 투수가 많으니까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양 팀의 사정이 다른 만큼 28명의 엔트리 중 포지션별 선수 구성도 다소 달랐다. 우선 투수는 풍부한 두산은 12명을 포함시켰고, 상대적으로 주력 투수가 적은 NC는 11명을 엔트리에 넣었다. 또한 포수 자리에 두산은 3명(양의지 최재훈 박세혁)을 투입했고, NC는 2명(김태군 용덕한)을 넣었다. 일단 KS에 돌입하면 엔트리를 바꿀 수 없어 두산은 포수의 부상이나 잦은 선수 교체에 대비하고, 박세혁에게도 큰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NC는 어차피 2명 외에는 현재로선 KS 무대에 앉을 만한 포수가 딱히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투·포수에서 두산은 총 15명, NC는 13명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반면 NC는 내·외야수들이 많다. 내야수는 두산 8명-NC 9명, 외야수는 두산 5명-NC 6명으로 구성됐다. NC로선 승부처에서 대타와 대수비, 대주자 등을 활발하게 교체하면서 기회를 엿보겠다는 계획이다.


● 2016 한국시리즈(KS) 엔트리 ※( )는 등번호


■ 두산 베어스


▲감독(1명)=김태형(88)


▲코치(8명)=권명철(75) 장원진(76) 전형도(77) 강동우(81) 강인권(82) 강석천(86) 박철우(87) 한용덕(89)


▲투수(12명)=윤명준(11) 김강률(18) 보우덴(26) 홍상삼(27) 장원준(28) 유희관(29) 니퍼트(40) 이용찬(45) 이현승(48) 김성배(51) 이현호(57) 함덕주(61)


▲포수(3명)=최재훈(12) 양의지(25) 박세혁(47)


▲내야수(8명)=최주환(7) 류지혁(8) 허경민(13) 이원석(16) 오재원(24) 오재일(36) 에반스(44) 김재호(52)


▲외야수(5명)=국해성(15) 정수빈(31) 김재환(32) 박건우(37) 민병헌(49)


■ NC 다이노스


▲감독(1명)=김경문(74)


▲코치(8명)=이동욱(70) 전준호(72) 최기문(73) 박승호(77) 최일언(78) 이광길(80) 구천서(86) 양승관(88)


▲투수(11명)=임정호(26) 이민호(29) 스튜어트(31) 해커(34) 배재환(41) 임창민(45) 원종현(46) 장현식(50) 김진성(55) 구창모(59) 최금강(66)


▲포수(2명)=용덕한(23) 김태군(42)


▲내야수(9명)=박민우(2) 모창민(3) 이상호(5) 지석훈(10) 손시헌(13) 테임즈(14) 박석민(18) 조영훈(24) 이호준(27)


▲외야수(6명)=김준완(1) 김종호(9) 김성욱(38) 이종욱(39) 나성범(47) 권희동(53)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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