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UTD 김호남, 6년 교제 여자친구와 26일 결혼

입력 2016-11-22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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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 공격수 김호남은 2010년 12월 16일을 잊을 수 없다.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날이자 평생 함께할 반려자 정민교 양을 만난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김호남은 광주FC 창단식을 마치고 정민교 양을 처음 만났다. 그녀는 플루티스트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재원이다.

이후 6년간 울고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슬럼프가 왔을 때도, 팀을 옮겨 제주로 향했을 때도 언제나 그의 곁엔 정민교 양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애틋한 사랑은 드디어 결실을 맺는다. 김호남은 오는 26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라페스타웨딩홀’에서 정민교 양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김호남은 2010년 일본 사간도스 생활을 정리하고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고향팀에 돌아왔다. 모든 게 낯설었다. 일본에서의 실패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심란한 마음으로 K리그에 돌아온 그날. 운명처럼 그녀를 만났다. 대학 친구이자 프로 동료 여름의 소개를 받았다.

김호남은 “나는 일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왔고, 예비신부 역시 대구에서 홀로 대학을 다니며 힘들었을 시기다. 서로 타지 생활에 대한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위로가 됐다.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중요한 외적인 모습도 서로 마음에 들어 했다. 이건 내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김호남은 프로 2년 동안 리그 1경기 출전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더 낮은 팀으로 떠나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때 가장 큰 위로가 된 건 예비신부다. 김호남은 “다들 ‘잘되겠지’라고 위로를 해줬으나 와닿지 않았다.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시기였다. 그런데 예비신부는 ‘너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라고 말해줬다. 이 말을 들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호남은 프로 3년차가 되던해 슬럼프를 이겨냈다. 2013년과 2014년 두 시즌 동안 15골 11도움을 기록한데 이어 팀의 1부 승격까지 이끌며 광주의 최고 스타가 됐다. 2015년 K리그 클래식에서는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잔류에 힘을 보탰다. 2016시즌에는 제주로 이적하며 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제주에서 슬럼프가 왔을 때도 그녀가 힘이 되어줬다. 김호남은 “지금 하는 고민은 너무 배부른 고민이라고 말해줬다. 프로 1~2년차 때를 생각하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면서도 쓴 소리까지 마다하지 않는 멋진 예비신부다”고 말했다.

김호남은 제주를 떠나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김호남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도 나를 선택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먼 훗날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지금 예비신부를 만났고, 선택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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