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대표팀 이대은.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대은(28·경찰야구단)은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대표팀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다. 대표팀의 선발 후보 중 유일한 우완 정통파라 희소가치가 크다. 2015 프리미어12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1승, 방어율 3.24(8.1이닝 5실점 3자책점)를 기록하며 자기 몫을 다한 데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너클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마운드의 핵심자원으로 기대가 큰 이유다.
문제는 그간의 공백이다. 1월12일 논산육군훈련소에 입소해 4주간의 공백이 발생했다. 이 기간에 꾸준히 섀도피칭을 하며 투구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훈련소 퇴소 후 9일에야 처음으로 공을 만졌다. 개인훈련과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든 선수들과는 실전감각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4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이대은은 “지금까진 불펜피칭 없이 캐치볼만 했지만, 컨디션이 좋다. 던져보면 느낌이 있다. 몸 상태가 빨리 올라올 것으로 본다. 17~18일쯤 하프피칭을 할 예정인데, 지금의 몸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혹여 이대은이 무리하다 부상을 당하진 않을까 염려했다. 전날(13일)도 “투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투수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민감한 시기다. 억지로 던지게 하다가 다칠 수 있다”고 우려했던 터다. 이대은에 대해선 “연습경기에 등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며 “(이대은이) 의욕이 넘치고, 조절도 잘하고 있지만, 갑자기 무리하면 다칠 수 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옆에서 누군가가 잡아줘야 한다. 당장 의욕이 앞서서 페이스가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코치들과 함께 페이스를 조절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의 우려와 달리 이대은은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훈련 2일째가 되자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그는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나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집중해야 한다. 하나라도 더 해야 한다. 몸 상태가 좋아서 서두르고 싶지만, 다칠 염려가 있으니 잘 조절하겠다. 대회 전까지 100%의 몸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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