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어] 김경문도 인정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 폭풍타

입력 2017-03-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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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손자’가 일으키고 있는 새 바람. 이종범 MBC 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인 넥센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빼어난 타격을 선보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2안타에 이어 15일 마산 NC전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방망이 소질이 있어. 재미있을 것 같아.”

넥센 고졸신인 이정후(19)가 시범경기 초반부터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도 이같이 말하며 타격재능을 인정했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 그래서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이정후는 14일과 1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5타수3안타를 때려내며 프로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 시범경기 ‘바람’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공식경기 데뷔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뽑아냈다. 우투좌타인 그는 14일 NC전에 9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3회초 NC 좌완 선발투수 구창모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다. 5회 2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쪽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7회에는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나 첫 경기에서 3타수2안타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5일 NC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채 벤치에서 대기하다 5회말 수비 때 고종욱을 대신해 좌익수로 들어갔다. 그리고 7회 사이드암 김선규를 상대로 좌중간 직선타구를 날려 안타를 뽑아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진성에게 삼진을 당했지만 2타수1안타. 2경기에서 2루타 1개를 포함해 총 5타수3안타(타율 0.600)를 기록했다.

넥센 이정후.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모두가 인정하는 타격재능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는 이정후를 보면서 “펀치력도 있고 방망이 소질이 있다. 키가 작은 줄 알았는데 키(185㎝)도 생각보다 크다. 아직 몸이 호리호리하지만 프로에 오고 2~3년 후면 몸이 달라진다. 재미있는 선수가 될 것 같다”며 파워를 키우면 성장을 지켜볼 만한 재목으로 평가했다.

이정후는 휘문중과 휘문고를 졸업한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에 1차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고졸 신인이 프로에 곧바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지만, 모두들 “타격재능만큼은 기대 이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오키나와에서부터 유심히 봤는데 어떤 공도 따라가서 맞히는 콘택트 능력과 배트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고 호평했다. 넥센 심재학 수석코치는 “타구 발사각도가 좋다. 그래서 라인드라이브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넥센 이정후.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이정후 “신인답게 플레이하겠다”

이정후는 15일 경기를 앞두고 ‘데뷔전에 긴장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긴장되는 것 없이 재미있더라”면서 “신인이니까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했다. 아무 것도 모를 때가 무섭다고 하지 않느냐”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는 ‘잘했다’고 하시면서 ‘안주하지 말고 더 잘하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수비는 외야수로 자리 잡을 듯하다. 장 감독은 “훈련을 시켜보니 어깨는 좋지만 내야수로서 송구가 좀 불안하다. 특히 짧은 거리를 던질 때 트라우마가 있다”면서 “외야로 보냈더니 얼굴 표정부터 밝아졌다. 타격을 살리기 위해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수를 보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고등학교 때도 외야 3자리를 다 봤다. 외야가 편하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발은 ‘바람의 아들’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홍원기 수비코치는 “생김새는 빨라 보이는데 발은 아빠를 안 닮았다”면서 “물론 아빠만큼은 안 빠르다는 것이다”며 웃었다.

앞으로 몸집을 키우고 파워를 기르는 것이 숙제다. 이정후는 “아빠처럼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 하루 4~5끼씩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더니 몸무게가 8㎏이 늘었다. 현재 80㎏인데 85~9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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