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현실적으로 1달에 5승, 1주일에 약 1승씩만 잡아도 무난히 30승은 간다. 그러나 그 1승조차 어려워 보이는 것이 지금 삼성의 처지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2017시즌 삼성은 왜 야구를 하는가’라는 필연성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이승엽의 은퇴 무대마저 초라해질 수 있다.
삼성은 28일 코칭스태프 변경을 실시했다. 타격과 수비 코치를 동시 교체했다. ‘감독만 빼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겠다’는 극약처방인 셈이다. 부상 중이었던 주장 김상수도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 불명예 승률을 피하기 위해 당장의 1승에 목을 매는 현실 자체가 서글프다.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이라서 더욱 그렇다.
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안 그런 척 해도 김한수 감독의 멘탈은 크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아득한 느낌마저 드는 16일 시즌 3승 롯데전 때 김 감독은 “일단 이겨야 분위기가 바뀐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일단 분위기부터 바꿔야 이길 것 같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1승에 집착하다보니 이길 법한 경기에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했고, 결과가 나지 않으며 팀은 더욱 사지에 몰리게 됐다. 권오준, 백정현, 김승현, 심창민, 장필중 등 삼성 주력 불펜진은 팀이 이긴 경기보다 훨씬 많은 경기에서 던졌다. 이 피로도는 여름에 접어들수록 심각해질 수 있다. 이 추세라면 ‘여름 삼성’도 곧 옛말이 될 듯하다.
우규민과 레나도가 돌아오면 선발진은 구색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불펜진도 옵션이 늘어날 순 있다. 그러나 삼성의 2017시즌 목표가 1982년 삼미일 순 없다. 이 수모의 시간에서 삼성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초보 김 감독과, 이런 그를 수장으로 세운 삼성 프런트의 생각이 궁금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