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진곤. 스포츠동아DB
물론 여기까지는 여느 야구선수에게나 있을 법한 스토리다. 그러나 군 복무 이후 김진곤의 행보는 달랐다. 프로구단 입단테스트를 마다하고 2012년 자청해 지금은 사라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다. 그는 “나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죽어라 해 보고, 거기서 인정을 받아서 프로에 가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진곤의 아버지 김바위-매형 전준우(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SK 와이번스
혹독한 훈련을 견딘 보람이 있었다. 그는 2014년 7월 신생팀 kt에 입단했다. 물론 역시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5년 기회를 많이 부여받았지만 67경기에서 타율 0.212(85타수18안타), 6타점에 그쳤다. 2016년에도 1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 역시 4월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7경기에서 타율 0.167(6타수1안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타격 쪽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매진했다. 흘린 땀은 헛되지 않았다. 9월 확대엔트리 때 1군에 올라와 4경기에서 타율 0.357(14타수5안타), 1홈런, 4타점, 6득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5일 수원 넥센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홈런도 때려냈다. 그는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이었다. 이제 막 돌이 지난 딸도, 아내도 복덩이다”고 고마움을 전하고는 “아버지와 매형도 조언을 구할 때마다 ‘할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면 된다’고 늘 긍정적인 힘을 불어 넣어줬다. 그래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