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다시 ‘니느님’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17-09-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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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더스틴 니퍼트(36)는 2015년과 2016년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니느님’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2015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7이닝 2실점, NC와의 PO 1차전 완봉승 및 4차전 7이닝 무실점,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7이닝 무실점과 5차전 구원등판 2.1이닝 무실점으로 팀 우승에 앞장섰다. 2016년 NC와의 KS 1차전에선 8이닝 무실점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1차전 기선제압을 바탕으로 KS를 4승무패로 끝내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KBSN 조성환 해설위원은 “단기전에선 특급 에이스를 보유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전력차가 극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포스트시즌에 니퍼트가 특급 에이스에 어울리는 투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2017시즌 전체 결과가 달라진다”고 전망했다.

지난 2년간 두산은 니퍼트가 포트스시즌의 중압감을 극복하고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덕분에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여러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니퍼트는 2015년 정규시즌에서 6승5패, 방어율 5.10으로 부진했으나 어깨 부상을 털고 일어난 9월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아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했다. 올해는 2015년과 반대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니퍼트가 5회말 1사 1루 한화 이성열에게 역전 좌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시즌 성적은 14승7패, 방어율 4.19지만 26일까지 9월 3경기 방어율은 12.15에 달한다. 최근 10경기에서 4승(1패)을 수확했으나 방어율은 5.30이나 된다. 피안타율 0.290에 경기당 1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8월말부터 9월초까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인 17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시즌 14승째를 챙겼지만, 5이닝 동안 홈런 2방에 안타 6개를 맞고 3실점(1자책)했다. 투구 내용은 결코 좋지 않았다. 수비 실책이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럴 때일수록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 에이스의 책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는 에이스의 책임감을 갖고 던지는 투수”라며 여전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시즌 막판 거듭된 부진에도 불구하고 체력을 조절해주며 스스로 해법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니퍼트가 본연의 구위를 되찾지 못한다면 김 감독은 냉철한 승부사 본능대로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니퍼트는 최근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소란을 피운 적이 있다. 경기 종료 직후 팀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지만 ‘용병’이 아닌 든든한 ‘맏형’이자, ‘에이스’에게는 결코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니퍼트가 다시 ‘니느님’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KBO리그의 가을야구 역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두산뿐 아니라 여러 경쟁팀들이 정규시즌 최종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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