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울린 중국이 준 교훈은?

입력 2017-1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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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딩얀유항.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차전에서 중국에 81-92로 패했다. 중국은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었다.

이 가운데 딩얀유항(24·200㎝), 순밍후이(21·187㎝) 등이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며 한국을 제압했다. 중국은 2019 FIBA 월드컵 개최국이다. 지역예선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에 나가기 때문에 굳이 정예 멤버를 꾸릴 필요가 없다. 궈아이룬(24·192㎝), 이지엔리엔(30·213㎝), 저우치(21·216㎝), 조우펑(31·210㎝), 한더준(31·215㎝) 등 주축 멤버들이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중국농구협회와 리난 감독은 지역예선에서 젊은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도록 했다. 리난 감독은 “지역예선에서 딩얀유항이 중심이 되어 경기를 치렀다. 한국과 같은 강팀과의 경기는 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궈아이룬, 이지엔리엔과 같은 메인 선수들이 언제 합류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아서 메인 선수들이 합류했을 때 조직력을 맞춰나간다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중국의 이런 행보는 한국에게도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중국에서 농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다. 스포츠 유망주 대부분이 농구선수를 최우선으로 꿈꾼다. ‘농구선수를 못해서 다른 종목을 알아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망주가 넘쳐난다. 농구의 인기, 저변, 규모 등에서 한국 농구는 중국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부럽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의 23~24세 이하 선수의 체계적인 관리와 육성 시스템 구축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창 경험과 기량을 쌓아야하는 국내 중·고교, 대학선수들은 그동안 소모품 신세였다. 기량이 좋은 선수라면 소속팀과 각 연령대 대표팀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 바빴다. 부상을 떠안은 상태로 출전을 강행하는 일도 많았다. 명분 없는 국제대회 개최도 이를 부추겼다.

가뜩이나 적은 유망주에게 두루 기회를 주지 않고 특정 선수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시스템보다는 상비군 체제 도입이 미래지향적이다. 상비군을 위한 A매치 소집기간에 대표팀 선수들과의 연습경기 등을 통한 합동훈련, 농구 전문 트레이너 초청 캠프 등은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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