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만희 사장 “잘싸운 부산, 실패한 시즌 아니다…내년 클래식 재도전”

입력 2017-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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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만희 사장.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 부산 최만희 사장 아쉬움 씻고 새 도전 선언

“조진호감독 비보에도 끝까지 챌린지 2위
FA컵 준우승·클래식 승격은 불발됐지만
최선 다한 선수들, 박수받을 자격 충분해”


“정신 차리고 다시 시작해야죠.”

K리그 챌린지(2부) 부산 아이파크 최만희 사장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실망스러운 시즌 결과 때문이다. 전북 현대, 광주FC에서 지휘봉을 잡은 감독 출신 CEO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하면서 “목숨 걸고 클래식에 가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결국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부산은 3일 FA컵 정상을 울산 현대에 내주는 바람에 아무 것도 건진 게 없는 시즌이 되고 말았다. 낙담이 컸다. 최 사장은 “이래저래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참 잘해줬다. 챌린지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쭉 2등을 했고, FA컵에서도 결승까지 왔다. 누가 뭐래도 우리 선수들은 잘 싸웠다”고 격려했다.

부산은 시즌 막판 K리그 전체의 이목을 집중시킨 팀이다.

10월 초 조진호 감독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K리그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부산 선수단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불굴의 정신력을 발휘했다. 경기마다 조 감독의 생전 모습이 담긴 대형사진을 내걸고 힘을 냈다. 하늘의 도움 덕분인지 모든 게 순조로웠다.

챌린지 플레이오프(PO)에서 아산을 누르고 승강 PO에 올라 클래식(1부) 진출을 눈앞에 뒀다. FA컵에서도 결승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기대와는 정반대가 됐다. 승강 PO에서 상주와 1승1패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졌다. FA컵 결승에서도 잘 싸우고도 결과를 내지 못했다. 불과 10여일 사이에 부푼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스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걸 걸고 뛰었다는 부산 이정협은 “조진호 감독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감독님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승엽 감독 대행도 “승격 실패와 FA컵 준우승, 두 마리 토끼를 놓친 게 사실이다. 선수들이 심적,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잘 해줬다”고 했다.

조 감독 사망 이후 구단살림 살피랴, 선수단 추스르랴 정신없이 뛰어다닌 최 사장은 “조 감독이 돌아가신 뒤 선수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감독 대행도, 선수들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 경기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결과를 내지 못한 건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2017시즌은 저물었다. 2018시즌이 다가온다. 부산의 새 시즌 목표는 당연히 클래식 승격이다. 최 사장은 “이제 정신 차려서 다시 해야 한다. 지금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년에도 목표는 클래식 진출이다. 잘 다듬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은 비록 2017년을 빈손으로 끝냈지만 결코 실패한 시즌은 아니다. 최선을 다한 그들은 충분히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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