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운찬 총재, “총장은 개혁·KBOP는 산업화로 권한 분할”

입력 2018-01-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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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정운찬 총재는 30일 이사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제청하고, 10개 구단 사장단은 정 총재의 뜻을 받아들여 장윤호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정 총재는 신임 사무총장의 권한을 분산해 야구행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스포츠동아DB

KBO 정운찬(71) 총재의 선택은 장윤호(56) 사무총장 카드였다. 30일 서울 모처에서 10개 구단 사장단이 모인 KBO 이사회를 개최한 정 총재는 언론인 출신인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를 총장으로 제청하고, 동의를 구했다. 절대다수 사장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A구단 사장은 “인터넷 검색해도 안 나오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선출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B구단 사장은 “총재께서 장 총장이 누군지를 설명했고, 왜 이 분이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이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정 총재의 첫 번째 인선이었기에 사장단은 반대할 명분이 희박했다. 게다가 장 총장이 누군지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안 된다고 할 수도 없었다. 정 총재는 아주 이례적으로 이사회 직전까지도 사장단에 새 총장의 이름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사장들은 회의장에서야 정 총재의 의중을 접했다.

결국 핵심은 장 사무총장이 ‘누구’인지가 아니라 ‘왜 이런 인사를 했는가’로 쏠린다. 정 총재가 굳이 야구인 출신 사무총장을 배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정 총재는 이사회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사무총장의 권한 분산을 생각했다. 총장이 KBOP(KBO 마케팅 자회사)까지 맡으면 권한이 집중된다. 그러면 부작용이 날 수 있다. KBOP 대표이사는 비즈니스, 총장은 행정 업무를 한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 사진제공|KBO


이번 사무총장 인사의 본질은 KBO의 권력 분할에 방점이 찍힌다. 실제 KBO는 장 총장 임명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류대환 사무차장의 KBOP 대표이사 임명을 같은 비중으로 다뤘다. 공정한 제도의 KBO와 수익을 창출해 산업화를 해내는 KBOP, 두 개의 바퀴(투 트랙)로 조직을 운영하겠는 방향성이다.

정 총재는 “건전한 상식, 전문지식, 미래의 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기준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추천을 받았고, 종합적으로 제일 낫다고 판단했다. 장 총장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언론사의 대표를 했는데 행정경험이 없겠나? KBO는 심판 빼고 직원 40명인 (작은) 조직”이라는 말로 장 총장의 능력에 신뢰를 표시했다. 기자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특파원을 역임한 장 총장의 커리어도 플러스였다. 정 총재는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일본야구도 많이 알더라”고 말했다.

정 총재의 기본적 구상은 장 총장에게 ‘클린 베이스볼’ 테마를 맡기는데 있다. “프리에이전트(FA) 등 제도 개혁할 것이 많다”고 총재는 말했다.

산업화 측면에서 KBO를 확장할 중책은 이제 KBOP로 넘어갔다. 류 대표는 “현재의 KBOP조직이 슬림한 것은 맞다. (대행사를 두지 않고 KBOP의 역량으로 하는) 직영이 부담이기도 하다. 다만 단번에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으로서 프로야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BO.com’ 등 통합마케팅에 관해서도 실무자로서 “mlb.com과 시장규모와 지리 등 환경 자체가 다르다. 한국적인 KBO.com을 고민하겠다. 포털이 대세인 현실에서 쉽지 않다. 야구 종사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진정한 산업화를 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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