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상의 여기는 LA] ‘철벽 계투 목표’ kt 심재민 “키 플레이어? 자물쇠 되야죠”

입력 2018-03-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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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민은 2018시즌 kt의 키플레이어다. kt 김진욱 감독은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선발후보였던 심재민을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kt 심재민(24)은 김진욱 감독의 비시즌 전력구성을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하게 했던 선수다. 부족한 기량이나 더딘 성장세 때문이 아니다. 그 반대로 쓰임새가 많고, 맡기고 싶은 역할도 다양해서다.

지난해 주로 불펜으로 뛰었던 심재민은 시즌말미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무대에서 선발투수로의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매년 토종선발투수 기용에 큰 고민을 안고 있던 kt에는 모처럼 나타난 귀중한 좌완선발자원이었다. 선수 본인도 욕심이 있어 그의 선발 마운드 기용은 2018년 들어 현실화 되는 듯 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신년 결의식에서 대뜸 “심재민을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강한 불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깊은 고민 끝에 용단을 내렸음을 설명했다. 심재민이 자신의 보직을 확정통보 받은 것도 바로 이 시점부터였다.

심재민은 5일(한국시간) kt와 NC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란초쿠카몽가 론마트필드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금민철, 류희운 등 선발경쟁 자원들은 각각 마운드에 올라 몸 상태를 점검했지만, 그는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당일 불펜 휴식조로 편성돼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었다.

kt 심재민. 사진제공|kt wiz


심재민은 “선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 아니겠나. 하지만 감독님께서 정하신 일이다. 분명 내게 더 잘 맞는 옷을 입혀주신 거라 생각하고 있다. 나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면 된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결과로만 보면 늘 해오던 보직을 다시 맡게 된 상황. 그는 지난 시즌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며 꽤나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심재민은 “지난 시즌에는 승계주자가 많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일이 많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상황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올해는 그 부분을 반드시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수치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다. 승계주자 10명을 막지 못했다면, 올해는 5명 정도로 줄이고 싶다. 패도 상당히 많았는데, 그 부분 역시 함께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2018 시즌을 앞두고 이미 한 차례 심재민을 ‘키 플레이어’로 꼽은 바 있다. 그가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를 다시 한번 더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심재민은 당돌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키 플레이어? 올해는 ‘열쇠’보다 ‘자물쇠’가 되고 싶다. 중간계투로 어떻게 해서든 내 몫을 할 생각이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그렇다면 당돌한 목표를 위해 그가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최우선과제는 ‘힘 빼기’였다. 심재민은 “힘을 빼면서 공을 던지려고 노력중이다. 무조건 힘으로만 윽박지르는 게 최고는 아니더라. 구속 보다는 제구에 초점을 맞춰 그 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LA(미 캘리포니아 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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