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오키나와 리포트] ‘부활찬가’ 김광현, 통증 제로·구위는 그대로!

입력 2018-03-0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리그 에이스가 돌아왔다. SK 김광현이 6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린 LG와 연습경기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투구하고 있다. 부상 전과 똑 같은 공을 통증 없이 던지며 부활을 예고했다.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SK 김광현(30)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착실한 재활로 복귀 과정은 순조로웠다. 2월 27일 요코하마와 연습경기에서 최고구속 152㎞를 찍으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재활의 특성을 고려하면, 무엇보다 다음날 통증이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에 따라 그의 두 번째 연습경기 등판 결과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6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린 LG와 연습경기가 바로 그 무대였다.

이날은 김광현의 두 번째 연습경기 출격이자 국내 팀 상대 첫 등판이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광현은 조용히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했고, 2.2이닝 6안타 2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했다. SK 손혁 투수코치는 “결과를 평가하기보다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3이닝 동안 45~50개 정도의 투구수를 생각하고 있다. 수술하기 전과 같은 힘으로, 전력으로 던지는 것이다. 첫 실전에서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졌으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K 김광현.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불안한 출발, 그러나 빠른 차단

출발은 불안했다. 몸이 덜 풀린 듯했다. 1회에만 26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포함 4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안익훈에게 안타, 김현수에게 좌월 2점홈런을 허용하며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실점했고, 박용택과 이천웅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내줬다. 공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된 탓에 LG 타자들이 손쉽게 공략했다. 김재율의 타구도 펜스 앞에서 잡혔을 정도로 멀리 뻗어나갔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도 “제구가 다소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좋지 않은 흐름을 빠르게 끊어낸 모습은 역시 김광현다웠다. 입단 첫해인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8승(63패)을 따내며 10시즌 동안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한 그의 관록이 느껴진 대목이다. 김용의와 박지규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넘겼다. 김용의는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박지규는 한가운데 빠른 공으로 각각 요리했다. SK 덕아웃에선 박수가 터졌다.

SK 김광현.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몸 풀리니 살아나네!

힘겨운 첫 이닝을 넘긴 뒤에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2회 정상호에게 안타, 김현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2사 2루의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져 박용택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3회에는 김재율과 이천웅을 각각 3루수, 2루수 땅볼로 요리한 뒤 문광은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구수가 불어났던 1회와 달리 2~3회에는 이닝당 12.5개꼴로 이상적이었다.

총 투구수는 51개. 빠른 공(23개) 최고구속은 148㎞(평균구속 146㎞)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18개, 커브 8개, 투심패스트볼 2개를 섞어 던졌다. 기존의 주무기인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점검하는 동시에 서드피치를 곁들이는 타이밍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이 위원은 “스피드와 구위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고 칭찬했다.

손 코치는 통증 없이 자기 공을 던진 부분에 의미를 뒀다. 그는 “실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김광현이) 투구수 50개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는데, 51개를 던졌다”며 “이닝당 투구수가 많아 예정했던 3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통증이 없었던 점이 좋았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