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KOVO컵의 3가지 키워드는 무엇?

입력 2018-09-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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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신영철(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번 KOVO컵 예선리그에서 3연승을 거두는 등 신 감독 부임 이후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됐다.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공격트리오의 공존과 최태웅 감독이 받은 숙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원하는 생각의 변화와 최홍석의 생각
일본 JT선더스가 보여준 공보다는 생각이 빠른 스피드 배구


16일 삼성화재-KB손해보험의 6년 만의 결승전 맞대결로 끝이 난 2018 제천·KAL KOVO컵의 키워드는 3개였다.

첫 번째는 팀 이름 앞에 ‘레알’이 붙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했던 전광인 발언이었다. FA 최대어로 이적한 전광인의 가세로 팀은 문성민, 파다르와 함께 최강의 공격트리오를 구성했지만 KOVO컵에서는 3명의 공존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삼성화재와의 준결승전은 현대캐피탈의 고민을 한눈에 보여줬다. 그런 와중에 나온 발언이 “전광인 여기 왜 왔어”였다. 최태웅 감독은 그 발언의 진의를 캐려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전광인의 기를 살려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전광인은 에이스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고 했다.

제천 코보컵을 통해 최태웅 감독이 받은 숙제는 명확했다. 사상 최강의 공격트리오를 어떻게 운용하느냐다. 그는 “팀의 정신적인 지주 문성민을 살리는 방법, 에이스 전광인을 살리는 방법, 문성민과 전광인을 동시에 살리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3번째 방법은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반드시 다가올 시즌에 풀에야 할 문제”라고 했다. 전광인은 왜 현대캐피탈에 왔는지 이유를 이번 시즌에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가운데). 사진제공|KOVO


KOVO컵의 2번째 키워드는 ‘신영철의 변화와 최홍석’이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첫 번째 선택의 행운을 잡았던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에 특화된 공격과 1,2진의 실력차이가 크지 않은 팀 구성으로 B조 예선리그 3연승을 거뒀다. 신영철 감독은 자신의 4번째 V리그 팀인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자마자 변화와 혁신으로 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전까지 주전자리를 지켜왔던 선수들에게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관심은 성격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선수 아가메즈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였다. KOVO컵에서는 일단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런 신 감독의 리더십을 놓고 누구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언급했지만 15일 준결승전에서 KB손해보험에 무기력한 경기를 한 끝에 졌다. 아가메즈 역할을 해줘야 할 에이스 최홍석이 부진했다. 신 감독은 최홍석이 아직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시즌 때도 주전자리는 없다고 했다. 이 발언이 매스컴을 통해 자극을 주려고 한 것인지 진심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일본 JT 선더스(오른쪽). 사진제공|KOVO


3번째 키워드는 일본 JT 선더스였다. B조 예선리그에서 3연패를 당하며 돌아갔지만 그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많은 배구인의 찬사를 받았다. 김상우 KBS해설위원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배구를 한다. 공격과 블로킹 커버, 수비 위치선정, 정확한 2단연결 등은 본받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배구인은 “고급 배구다. 우리 배구가 기사식당에 온 것 같다면 JT의 배구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먹는 느낌이다”고 했다. 14일 삼성화재-JT 경기에서 주심을 맡았던 최재효 심판은 “관중들에게 보는 맛이 나게 만드는 배구를 했다. 이런 배구를 해야 관중이 더 좋아 한다”고 칭찬했다.

비록 높이의 한계로 결정력은 떨어졌지만 우리 배구가 가야할 길을 보여준 것은 JT였다. 탄탄한 기본기와 코트에서 뛰는 6명 생각의 스피드가 공의 스피드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JT가 잘 보여줬다.

제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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