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투수도 10개를 던지면 2~3개는 실투다”고 말했다. 명포수 출신 지도자이자 데이터야구의 이론가로 꼽히는 조범현 전 감독은 “아무리 데이터 해석이 발달해도 투수 리드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투수가 편안하게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 해 투구할 수 있도록 이끄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로 불리는 투수와 포수의 호흡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 많은 것이 담겨진 말이다.
당대 최고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32·NC 다이노스)는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처럼 타자와 수 싸움에 매우 능하다. 상대 타자들에게 노출 될 수 있는 투수의 투구 습관을 먼저 잡아내는 감각도 뛰어난 포수다.
이 뿐이 아니다. 양의지의 숨은 가치는 따로 있다. 이미 리그 정상급 스타플레이어지만 “포수는 언제나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다”는 신념을 지키며 항상 투수를 먼저 위하고 책임을 자신이 지려는 자세를 가졌다는 점이다.
양의지는 프리에이전트(FA)로 NC에 입단 한 뒤 1년 선배인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유희관의 이름을 꺼냈다. “2018시즌 내가 더 많이 희관이 형을 돕고 힘을 줘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지난해 어려운 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미안해했다. 유희관은 지난해 6연속 시즌 10승 이상을 달성했지만 시즌 내내 마운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양의지는 선배 뿐 아니라 후배 투수들을 대하는 마음도 살뜰하다. 두산 함덕주는 “항상 챙겨주고 대화를 참 많이 나눴다”고 추억했다.
NC 투수들도 양의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재학은 “볼 배합이 정말 뛰어난 포수다. 실력을 키워서 투수리드를 잘 따라갈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장현식은 “많이 배우고 싶다. 저를 더 좋은 투수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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