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민(왼쪽)-배제성. 스포츠동아DB
손꼽힐 만한 강속구가 있지만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두 영건. 같은 문제로 신음하는 이들에게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전혀 다른 접근법을 들고 나왔다. 코칭법은 다르지만 김민(20)과 배제성(23·이상 KT)은 나란히 ‘좋은 투수’라는 목적지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김민과 배제성은 나란히 150㎞ 이상의 강속구를 가진 ‘스터프형 투수’다. 김민은 올 시즌 최고 151㎞, 평균 145㎞의 속구를 던졌다. 배제성 역시 최고 150㎞, 평균 145㎞의 속구로 무장했다. 어느 감독이라도 한 번쯤 긁어볼 만한 복권이다. 지난해 입단한 김민은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2017년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배제성 역시 전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매년 기대주로 꼽혀왔다.
투수조련의 대가로 꼽히는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이들의 강속구에 매료됐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막상 이들의 단점이 나왔다. 김민은 속구 위주의 투구, 배제성은 다소 소극적인 내용이 문제였다. 김민은 매번 결정구로 속구를 택해 장타 허용이 잦았다. 반대로 배제성은 속구가 맞아나가기 시작하면 급격히 변화구 구사율을 높였다. 일부에서는 멘탈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이 감독은 투구 패턴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 감독은 “투수에게 속구가 전부는 아니다. (김)민이에게는 속구 구사율을 낮출 필요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공도 타자가 쉽게 예측한다면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배제성에게는 정반대 처방이다. 이 감독은 “속구 구사율을 70%까지 올리라고 주문했다. 지금도 150㎞를 찍지만, 앞으로 구속이 더 오를 투수다. 벌써부터 변화구에 의존하면 안 된다. 속구가 통한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은 8일 수원 롯데전에서 시즌 첫 승을 챙긴 뒤 취재진에게 “체인지업 보셨나?”라고 물어왔다. 박승민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레퍼토리에 추가한 체인지업이 효험을 발휘했으니 그 자체로 신난 표정이었다. 그는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투수로 불리기 싫었다. 체인지업을 던지면 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보일 때가 있다. 그렇게 상대를 현혹시키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고 자평했다.
속구 구사율을 높인 배제성은 “변화구 구사가 도망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예측하기 힘든 타이밍에 변화구를 던지면 오히려 속구의 위력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되짚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의 빈도를 줄이는 대신 슬라이더를 꺼냈다. 그는 “상대 타자들이 쉽게 예측하지 못하도록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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