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타고투저 시대·급추락 ISO·실종40홈런

입력 2019-05-09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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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불과 몇 해 전까지 시즌 30홈런은 특별한 타자들만이 다다를 수 있는 영역이었다. 시즌 경기수가 지금보다 11경기 적었지만 8개 구단 체제이던 2009년 리그를 강타한 홈런 듀오 KIA 타이거즈 김상현과 최희섭의 시즌 홈런 기록은 각각 36개, 33개로 1·2위를 차지했다. 리그에 단 2명 뿐인 30홈런 타자였다. 같은 해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을 이끈 카림 가르시아와 이대호는 리그 홈런 3·4위를 차지했는데 홈런 숫자는 29개, 28개였다. 그만큼 30홈런은 뛰어넘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

그러나 2013시즌 이후 지난 5년간 극심한 타고투저가 이어졌고 2014년부터 5년간 40홈런 타자가 꾸준히 배출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는 40개, 50개의 홈런을 쳤다. 2018시즌 KBO리그에서 30개 이상 홈런을 친 타자는 무려 11명이었다.

올해 반전이 시작됐다. 공인구 교체와 함께 올 시즌 홈런 페이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느려졌다. 8일 기준 리그 홈런 1위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와 SK 와이번스 최정으로 나란히 9개의 홈런을 쳤다.

박병호의 팀이 39경기를 치른 가운데 34게임 나서 9홈런을 때렸다. 144경기 체제로 환산하면 시즌 33.2개의 홈런이 예상된다. 최정의 예상 홈런은 34개다. 물론 리그 정상급 거포들은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나다. 평균치를 환산한 예상 홈런 수는 예상일뿐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예측이 어려운 것 역시 타격 슬럼프다. 지난해 리그에서 40개 이상 홈런을 친 타자는 5명이었지만 올해는 40홈런 타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장 베테랑 타자와 타격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의견은 “공인구의 반발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로 요약된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 타자들의 장타 능력은 급감했다. 메이저리그가 계속해서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순장타율(ISO)을 살펴보면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

지난해 리그 평균 ISO는 0.193이었다(야구전문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집계). 4명의 타자가 0.300이상 ISO를 기록했다. 리그 1위 박병호의 ISO는 0.373으로 타율 0.345보다 높았다. 0.200이상 ISO를 기록한 타자는 무려 20명이었다.

올해 리그 평균 ISO는 0.145로 급추락했다. 박병호는 여전히 리그 1위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0,290이다. 시즌 타율 0.371보다 낮은 숫자다. 0.300이상 ISO를 기록 중인 타자는 단 한명도 없고 0.250이상은 단 3명이다. 지난해는 13명이었다.

수년간 KBO를 지배한 타고투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경기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야구의 꽃인 홈런, 장타력 감소가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뒤따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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