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민혁. 스포츠동아DB
번티스트. 번트와 아티스트의 합성어로, 기가 막힌 번트로 내야진을 교묘히 흔드는 타자를 뜻하는 합성어다. 조동화(전 SK 와이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새로운 번티스트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김민혁(24·KT 위즈)이다.
김민혁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0.303, 8타점, 21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2014년 KT에 2차 6라운드로 입단했지만 2015~2016시즌 2년간 108경기에서 185타수만 소화하며 백업 자원으로 분류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이강철 신임감독의 낙점을 받아 올해는 붙박이 리드오프로 뛰는 중이다.
김민혁이 올 시즌 때려낸 37안타 중 번트 안타가 5개다. 리그 전체 25개의 번트 안타 중 김민혁의 지분이 20%인 것이다. 자연히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내야수들도 바짝 긴장한다. 특히 3루수가 잔디 안쪽까지 들어오며 기습 번트에 대비한다. 그러자 김민혁도 변화를 택했다. 12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투수와 3루수, 유격수 사이 코스로 절묘하게 번트를 대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그는 “확실히 번트 코스를 다양화해야 했다. 한혁수 코치님과 꾸준히 훈련했는데, 그리던 장면을 만든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이제 막 풀타임 첫 시즌의 두 달이 지났을 뿐이다. 내야수 출신인 탓에 아직 외야 수비가 매끄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좌투수 상대로는 19타수 4안타로 고전 중이다. 여기에 리드오프의 최대 덕목인 출루율 증가도 필요하다. 여러 모로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많은 자원이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은 “어떻게든 (김)민혁이를 주전 리드오프로 만들고 싶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 감독은 최근 김민혁에게 야구노트 작성을 지시했다. 매 경기 후 아쉬운 점이 느껴지면 그걸 자필로 적어보라는 의미였다. 이 감독은 “풀타임 첫해 아닌가. 아마 한 경기당 70개는 나올 것”이라는 농담과 함께 “자신의 아쉬운 점은 자신이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렇게 적는 것
만으로도 하루를 복기할 수 있다. 노하우가 쌓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사흘이 지났지만 제법 적잖은 페이지가 아쉬움으로 채워졌다. 김민혁은 “확실히 생각이나 시야가 달라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야구노트를 두껍게 만들고 싶다. 그럴수록 아쉬운 점을 정확히 알고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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