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O가 무리수?’ 류현진, 지금까지 이런 ‘혜자 투수’는 없었다

입력 2019-05-13 17: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을 향한 칭찬이 더는 ‘설레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후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퀄리파잉 오퍼(QO) 계약을 체결한 그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구단의 돈낭비’를 지적했지만, 이제 그는 ‘혜자 선수’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다저스의 QO를 받아들였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 소속 구단은 1년짜리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선수가 이를 거절할 경우 그를 데려가는 팀은 원 소속 구단에 신인 지명권을 양도해야 한다. 연봉은 상위 125명의 평균으로 책정된다. QO를 수락한 선수에게 올 시즌 적용되는 연봉은 1790만 달러(약 210억 원)였다.

단년 계약의 리스크 때문에 선수들은 대부분 QO를 거절하지만, 연봉 자체만 놓고 보면 수준급이다. 류현진의 2018년 연봉인 783만 달러(약 88억 원)의 두 배 이상이다. 류현진도 장고 끝에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현지 언론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당시 ‘MLB닷컴’은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도박을 했다”고 평가했고, ‘블리처리포트’는 한 술 더 떠 “다저스가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현지 팬들도 이러한 여론에 동감하며 다저스의 선택을 비판했다.

그리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류현진은 자신을 향한 평가를 실력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베이스볼레퍼런스’는 13일(한국시간) 워싱턴과의 경기 전, 류현진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를 1.3으로 책정했다. 워싱턴전 호투로 WAR을 더 올라갔다. 대체선수보다 1승 이상을 팀에 안겼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WAR 1에는 800만 달러 수준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류현진은 자신의 몸값에 절반 가까운 금액만큼의 활약을 시즌 초반, 단 8경기 만에 해낸 것이다. 이대로면 올 시즌 뒤 FA 계약의 칼자루는 구단이 아닌 류현진 손에 달릴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