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타저 도래의 또 다른 증거…이렇게나 많은 완봉승이!

입력 2019-05-21 1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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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타고투저 완화의 조짐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모든 이유를 돌릴 수 없겠지만 타율이나 홈런, 평균자책점 등 대다수의 지표들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눈여겨볼 점은 팀 완봉의 증가다.

한 투수가 경기 종료 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지켜 승리를 챙길 경우 개인의 완봉승이 올라간다. 여기에 팀 완봉도 함께 올라간다. 한 팀의 선발투수를 비롯해 계투진이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경우 개인의 완봉 기록은 오르지 않지만, 팀 완봉으로 기록된다. 이를 허용한 팀은 9이닝 내내 무기력했음을 의미한다.

20일까지 235경기를 치른 KBO리그에서 완봉 경기는 29차례 나왔다. 지난 시즌 전체의 55차례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720경기 전체로 환산하면 약 89차례의 완봉이 나온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2년의 82개다. 지금의 페이스대로면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완봉 기록이 쓰일 전망이다. 2012년은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투고타저가 기승을 부렸던 시즌이다.

득점하지 않았으니 승리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무득점 경기가 가장 적었던 팀은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이상 1경기)다. 이들은 단 한 경기를 제외하면 어떻게든 상대를 괴롭혀왔다는 의미다. 반대로 무득점 경기가 가장 많았던 팀은 삼성 라이온즈(6경기)다. 그 뒤를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이상 5경기)가 잇고 있다.

이를 바꿔 해석하면 무실점 경기가 많은 팀일수록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올해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든든한 불펜까지 구축한 LG 트윈스(6경기)가 이 부문 1위다. LG의 지난해 무실점 경기는 7차례였다. 올 시즌 3분의1을 이제 막 넘은 시점에서 하나 차이로 따라잡았다. 그만큼 마운드의 힘이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두산과 SK가 5경기로 두 번째로 많다. 한화와 KT, NC 다이노스는 무실점 경기를 아직 1차례밖에 치르지 못했다.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은 구장을 찾아준 팬들의 실망을 배가시킬 수밖에 없다. 선수단도 타격을 크게 입는다. 무기력하게 한 경기를 마친 뒤 다음 경기에서 이 후유증을 극복하는 게 쉬운 과정은 아니다. 강민호(삼성)는 “완봉패와 1득점이라도 하고 지는 건 차이가 크다. 다음 날은 물론 몇 경기 이상까지도 영향을 끼친다.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패색이 짙더라도 한두 점이라도 내고 경기를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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