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민병헌. 스포츠동아DB
주장 열흘 차. 하지만 완장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공필성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의 부임과 함께 주장을 맡은 민병헌(32)은 팀 수습에 앞장서고 있다.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후반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롯데의 도약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실제로 후반기 첫 4연전에서 연패를 했을 때만 해도 이러한 시각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롯데는 7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8월 4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까지 내리 4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그 사이 한화 이글스를 끌어내리고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비록 한 계단 오른 9위이고, 여전히 8위와 차이가 적지 않지만 ‘꼴찌’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공 대행은 6일 울산 키움 히어로즈전이 우천 취소되기에 앞서 선수단과 코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고참들을 중심으로 간절함이 표출되고 있다. 아무래도 양상문 감독님의 사퇴 책임을 모두가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것이 공 대행의 설명이다. 이처럼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던 공 대행은 콕 찝어 ‘민캡’ 민병헌을 언급했다. 그는 “(민)병헌이가 너무 열심히 해서 오히려 걱정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주장이 되고서는 1회부터 9회까지 한순간도 쉬지 않는다.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에게 쉼 없이 다가간다”며 미소 지었다.
민병헌은 잠신중학교 시절 주장을 맡았을 뿐, 덕수고~두산 베어스 시절에도 완장을 차지 않았다. 낯선 자리인 데다 롯데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이다. 여기에 ‘전 캡틴’ 이대호와 손아섭에 중고참 전준우, 채태인 등은 ‘무허가 주장’처럼 후배들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공 대행도 “선수들의 표정이 밝아진 게 느껴진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후반기 롯데의 가장 큰 수확은 4연승도, 꼴찌 탈출도 아니다. 패배의식을 걷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이 ‘공필성호’의 최대 성과다. 이러한 변화의 유효기간은 올 시즌에 끝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주장 민병헌을 포함한 베테랑들이 있다.
울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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