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상무 야구단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국 선발 박종훈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상무 야구단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국 선발 박종훈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좋은 복병이 되어야죠.”

야구국가대표팀의 유일한 잠수함 투수다. 가슴에 새겨진 태극마크의 의미를 아로새긴 박종훈(28·SK 와이번스)은 기분 좋은 다짐과 함께 프리미어12에 나선다.

박종훈을 향한 사령탑의 신임이 두텁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박종훈을 일찌감치 김광현(SK),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과 함께 선발 카드로 낙점했다. 29일 상무와의 첫 연습경기, 11월 2일 푸에르토리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도 모두 박종훈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박종훈은 “국제 대회에 선발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과분한 일”이라며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김 감독의 신뢰어린 시선을 실감하고 있다. 박종훈은 “평소 어디에서든 뒤쪽으로 밀려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그래서 더 밝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 칭찬과 믿음을 받는 만큼 그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정 보직이 아닌 경기 출전 자체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뒀다. 구원 등판도 얼마든 가능하다는 것이 박종훈의 각오다. 그는 “원래 공을 몇 개 안 던져도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기에 제대로 나설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올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았다. 앞으로도 좋을 거다. 결국 정신의 문제다. 대표팀에 와서 더 재미있고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남긴 개인적인 아쉬움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다. 당시 인도네시아전 선발 등판으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지만 지연 중계로 인해 3이닝 1안타 6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영상 기록이 남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령 투수였다”며 너스레를 떤 박종훈은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김)광현이 형이 최우선으로 믿는 게 운이다. 형도 나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운을 믿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 줘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