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칼레의 기적’은 준우승에 멈췄지만…韓 칼레는 그 이상을 향한다

입력 2019-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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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FA컵 우승을 노리는 실업축구 대전 코레일이 6일 오후 7시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수원 삼성과 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일전을 앞둔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다지고 있는 대전 코레일 김승회 감독(왼쪽)과 주장 이근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999~2000시즌 프랑스 FA컵 결승전. 사상 최초로 4부 리그 팀이 결승에 올랐다. 인구 10만 명의 작은 항구도시 칼레를 연고로 한 라싱 유니온 칼레는 1부 리그 ‘명문’ 낭트에 1-2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프랑스 전역은 들끓었다. 환경미화원, 식당 종업원, 정비공 등으로 구성된 동호인 클럽인 칼레의 도전은 모두에 감동을 줬다. 지금도 하위 팀의 반란이 나올 때마다 회자되는 ‘칼레의 기적’이다.

프랑스 칼레의 돌풍은 준우승에서 멈췄으나 ‘한국판 칼레’는 그 이상을 넘보려 한다.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이 새 역사를 꿈꾼다. 상대는 K리그1 ‘전통의 강호’ 수원 삼성. 두 팀은 6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KEB하나은행 FA컵 2019’ 결승 1차전을 갖는다.

김승희 감독이 이끄는 코레일은 2005년 울산현대미포조선 이후 14년 만에 실업축구 소속으로 결승에 올랐다. 당시 미포조선은 전북 현대에 패했지만 코레일은 마지막까지 질주할 참이다.
실제로 코레일의 실력은 출중하다. 울산 현대~강원FC~상주 상무 등 K리그1 팀들을 전부 따돌렸다. 김 감독은 “열정으로 전력차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코레일은 내년부터 국내 3부 리그인 K3리그에 합류한다. 내셔널리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실업’ 타이틀을 달고 뛸 마지막 무대. 코레일의 이근원은 “우리의 팀워크는 상대보다 낫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고 했다.

물론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을 바라는 수원의 의지도 또렷하다. 올 시즌 K리그1 파이널B(7~12위)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자존심을 되찾을 유일한 길이다. 실제로 K리그1 막바지 레이스에서 주력들을 제외시키는 등 FA컵에 올인한 상황이다.

특히 수원은 FA컵을 평정해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설 수 있다. AFC 클럽 라이선스가 없는 코레일이 우승하면 ACL 티켓은 대회 규정에 따라 K리그1 4위에게 돌아간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마지막에는 활짝 웃고 싶다”고 밝혔다.

결승 2차전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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