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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KBO와 각 구단이 제시한 프리에이전트(FA)제도 개선안을 수용하면서 2020시즌 종료와 함께 새로운 규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셀러리 캡 등 아직 KBO와 선수협회가 협의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지만 FA 등급제는 취득 기간 단축과 함께 내년 시즌 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구단별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큰 변화다. 당장 두산은 2020시즌 한꺼번에 FA선수들이 쏟아져 나오게 됐다. 큰 위기다.
당초 2020시즌 후 FA 자격 취득 예상 선수는 내야수 오재일, 최주환,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정수빈, 투수 유희관, 이용찬, 장원준, 권혁, 이현승까지 총 10명이었다.
이미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오재일, 최주환, 김재호, 허경민은 올 시즌 두산의 주전 내야진 전체다. 정수빈은 외야 수비의 중심이자 공격의 첨병이다. 이용찬과 유희관은 선발진의 핵심전력이다. 이 선수들이 만약 동시에 빠져 나갈 경우 단번에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는 수준이다.
두산 실무진에 문의 결과, 새 제도가 도입되면 추가로 3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획득한다. 중심타자 김재환과 박건우, 투수 윤명준이 그 주인공이다.
김재환은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선택하며 포스팅(경쟁입찰)을 신청한 상태다. 빅 리그 구단과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2020년 KBO리그에서 뛴 후 다시 FA자격을 얻게 된다.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박건우는 나이, 타격, 수비 등을 종합할 때 정상급 FA카드가 될 수 있다. 타 팀 전력운영 관계자는 17일 “(만약 FA로 국내에 남는다면) 김재환은 다 달려들 것 같다. 정수빈, 최주환, 박건우도 확실한 전력 보상 카드다. 이용찬도 선발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다”며 “오재일, 유희관은 내년 만34세다. FA를 1년 미루면 보상선수 없이 팀을 옮길 수 있는 35세가 된다. 2021년에 정말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타 팀은 흥분되는 명단이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대책수립이 어려울 지경이다. 구단 내부에서는 ‘새 제도 도입 시기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화수분 베어스의 큰 위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