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마치 KS 우승한 듯’ 18연패 탈출 향한 한화의 몸부림은 눈물겨웠다!

입력 2020-06-14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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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전날 우천으로 취소된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2,3루 한화 노태형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전날 우천으로 취소된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2,3루 한화 노태형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리그 역대 최다연패 기록 맨 꼭대기에 절대 홀로 이름을 올리지 않겠노라 다짐한 한화 이글스의 집념이 통했다.

12일 경기에서 2-5로 져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다타이인 18연패의 불명예를 쓴 한화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패를 끊어야 했다. 전날(13일)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중 2차전은 3-4로 뒤진 3회말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으로 선언됐다. 한화는 14일 오후 2시부터 더블헤더와 다름없는 상황을 마주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서스펜디드 경기를 앞두고 “하루빨리 연패를 끊고 싶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라’고 하지만 그것조차 부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화 팬들은 이날 구장 밖은 물론 경기장 전경이 보이는 보문산 전망대에서 깃발을 흔들며 힘을 보태고자 했다.

최 대행은 어떻게든 연패를 끊는 게 우선이라 에이스 워윅 서폴드를 투입할지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두산이 좌타자 위주의 타선을 꾸린 점과 상대전적 등을 고려해 좌완 김범수를 먼저 출격시켰다. 최 대행은 “서폴드의 최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는 루틴을 지켜주고, 확률이 조금 더 높은 김범수를 투입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적절한 선택이었다. 김범수는 3.1이닝 동안 4안타 1홈런 3볼넷 2삼진 1실점으로 잘 버텼다. 4회초 2사 만루 위기선 이유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며 투지를 보였다. 4회말 최재훈의 동점 적시타로 4-4가 되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5회초 김재환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해 다시 4-5로 밀렸지만, 최근 가장 좋은 경기력을 엿보이며 기대를 키웠다. 7회초 1사 만루 위기서 박세혁과 정수빈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을 방불케 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김진영의 몸부림에선 간절함이 느껴졌다.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전날 우천으로 취소된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1,2루 한화 정은원이 역전 2타점 우전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전날 우천으로 취소된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1,2루 한화 정은원이 역전 2타점 우전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차례 만루 위기를 극복한 마운드의 노력에 타선이 응답했다. 7회말 박한결의 볼넷과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로 잡은 1사 1·2루 찬스서 정은원의 우중간 2루타로 6-5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 덕아웃은 시쳇말로 난리가 났다. 정은원은 격한 세리머니로 울분을 토해냈다.

한화는 8회초 곧바로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올렸다. 5월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첫 세이브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그러나 2사 1·2루서 이유찬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실전감각 저하에 따른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다행히 9회에는 2사 3루 위기서 국해성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9회말 극적인 승리로 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볼넷과 김태균의 자동 고의4구, 상대 폭투 등으로 만든 2사 2·3루 기회서 올해 처음 1군을 밟은 노태형이 유격수 옆을 꿰뚫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라운드로 달려 나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큰 짐을 덜어낸 선수들의 표정에서 후련함이 엿보였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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