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터뷰] ‘은퇴’ 송창식의 진심 “남들이 안된다고 할 때 됐던 게 가장 뿌듯“

입력 2020-07-21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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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한화 송창식이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은퇴를 선언한 한화 이글스 송창식(35)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소감을 전했다.

한화 구단은 15일 송창식의 은퇴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송창식은 세광중~세광고를 졸업하고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에 한화의 지명을 받아 2019년까지 13시즌 동안 431경기에 등판해 43승41패51홀드22세이브, 평균자책점(ERA) 5.31(707.1이닝 417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입단 5년째인 2008년 버거씨병이 발병해 잠시 프로무대를 떠났다가 이후 모교인 세광고에서 2년간 코치 생활을 하며 훈련과 재활을 병행했고, 불굴의 의지로 병을 이겨내고 2010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복귀 후에도 지난해까지 10시즌 동안 382경기에서 35승33패50홀드22세이브, ERA 5.29의 성적을 거뒀다. 2012시즌 47경기에서 4승3패12홀드1세이브, ERA 2.91을 기록하며 완벽하게 부활했고, 2013시즌에는 마무리투수를 맡아 57경기에서 4승6패20세이브, ERA 3.42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2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먼저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많은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경기에서 타자와 승부하는데, 내가 끌려 다닌다고 느꼈다. 타이밍 싸움이든, 구위든 내가 원하는 대로 끌고 가지 못하고 쫓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직 와 닿지가 않는다. 휴가를 받은 느낌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많은 경기에 나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성근 전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래도 야구하면서 가장 즐거웠다. 그때 내가 아주 좋은 피칭을 한 것은 아니었어도 선수들이 다같이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 야구장 나갔던 게 가장 재미있었다.”

-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내가 10살 때 야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선수로 뛰면서 내 뒤에서 묵묵히 도움 주시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했던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린다.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보답하며 살아야겠다. 그동안 가족들과 많이 떨어져서 생활했는데, 휴식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송창식. 스포츠동아DB


- 제2의 인생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내가 배워온 게 야구고, 내 전부가 야구였다. 그러다 보니 야구 쪽에서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 선수생활을 이어온 원동력은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도 ‘잘한다, 고생한다’는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 그때 덕아웃에서 나를 찾는다는 건 그만큼 믿음이 있으니 찾는 것 아니겠나. 그런 부분이 원동력이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남길 바란다. 경기 나가는 순간만큼은 정말 온 힘을 다했던 것 같다. 버거씨병으로 고생하다 2010년에 복귀하고 한 시즌은 감각이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 돌아왔다. 하늘이 도왔으니 돌아온 것 아닌가.”

- 가장 아쉬운 점은.

“20살 때부터 한화에서 선수생활 하면서 가을야구에서 단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는 게 가장 아쉽다. 팀 성적이 좋을 때 중심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신용과 의리’라는 그룹 사훈을 봐서 그런지 꾀 부리지 않고 잘했던 것 같다.”

- 현역 생활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점은.

“기록적인 부분보다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나는 됐다. 연투도 마찬가지다. 정말 좋은 커리어를 남기고 떠난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됐던 게 그래도 뿌듯하다.”

-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좀 더 많은 공부를 하며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일단 지금은 쉬고 싶다.”

- 열정적인 한화 팬들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

“어디든 팬이 있지만 팀 성적과 별개로 한화 구단 자체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있으니 지금의 한화가 있는 것이다. 나도 그 힘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던졌다.”

-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은.

“처음부터 타고난 능력으로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실패도 경험하며 좋은 선수로 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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