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승 갈증 느끼는 최혜진, “좀 더 과감하게”

입력 2020-07-23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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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세에서 올 전반기 무관으로, 그러나 전반적 성적은 나쁘지 않아
“악천후로 날아간 S-OIL 챔피언십 첫 승 기회 아쉬워, 그래도 잘 했다고 생각”
“해외파 언니들 보며 좀 더 과감하게 쳐야겠다고 생각, 미국 진출 의지 여전히 강해”
“타이틀 중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평균타수’, 꾸준한 선수 되고파”
대상 포인트(202점) 2위, 톱10 피니시율(85.71%) 2위, 평균타수(69.75타) 6위, 상금(1억6835만 원) 9위. 7개 대회에 나서 7번 모두 컷을 통과했고, 그 중 6번 톱10 안에 들었다. 1라운드 선두를 달리다 악천후 탓에 중도 취소된 S-OIL 챔피언십의 상금 9450만 원과 기록(64타)은 포함되지 않은 결과. 흠 잡을 데 없는 성적표다. 그런데 왠지 부족해 보인다. 최혜진(21·롯데)이기 때문이다.

201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과 함께 대상(570점)을 차지했던 최혜진은 지난해 대상(564점), 상금(12억716만2636원), 평균타수(70.45) 1위에 다승(5승)왕까지 석권했다. 성적으로 결정하는 4개 부문 전 관왕에 이어 투표로 확정하는 인기상과 베스트플레이어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2019년은 그야말로 ‘최혜진 천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2% 부족하게 다가오는 게 사실.최혜진은 23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상반기를 돌아봤다. S-OIL 챔피언십을 떠올리자 “아무래도 그 때가 잘 되기도 할 때였고, (우승이) 가까이 왔다고 생각했던 상황이었는데 날씨 탓에 그렇게 돼서 아쉽긴 했다. 9홀만 더 쳤어도 정식대회가 될 수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아무래도 우승에 대한 초조함이나 조급함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해보다 대회가 많이 줄어 더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에 대 한 자부심도 곁들였다.

“기술적으로 지난해와 크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힌 그는 “지난해는 확실히 편안하게 샷을 했는데, 올해는 샷이 조금 흔들리면서 (버디) 찬스 보다는 (파) 세이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그래서 우승 기회에 대한 느낌이 덜 온 것 같다”고 냉정하게 돌아보기도 했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LPGA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통과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모든 게 꼬였다.

“당초 올해 계획은 국내 무대와 LPGA 투어를 병행하면서 미국에서 우승을 노리거나 아니면 Q스쿨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한 그는 “현 시점에서 이번 시즌 중 미국 대회 출전은 자가격리 등 까다로운 절차가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12월로 연기된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두르지 않고 여러 길을 고민 중이지만 미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미국 진출 시도는 중단된 상태지만 유소연, 김효주, 김세영, 고진영 등 LPGA 투어에서 뛰는 해외파 선배들과 국내에서 함께 기량을 겨루면서 보고 느낀 점도 많다. “확실히 LPGA에서 뛰는 언니들은 과감하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 대회에 계속 나가다보니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한다고 느꼈는데, 언니들은 훨씬 과감하게 치는 것 같다. 나도 좀 더 과감하게 쳐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박현경 임희정 등 올해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000년생 후배들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대표팀에서 합숙도 하던 후배들인데, 요즘 너무 잘해주고 있다. 동생들을 생각하면 나도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혜진은 후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세인트포CC·7월 30일~8월 2일)를 앞두고 김현수(28), 하민송(24), 이소영(23), 조혜림(19) 등 같은 롯데골프단 소속 선수들과 14일부터 3박4일간 제주도에서 합숙훈련을 가졌다. “합숙을 해서 그런지, 다른 구단에 비해 선수들끼리 친한 것도 있고, 좀 더 같은 팀이라는 느낌도 들어 더 좋았다”며 훈련 효과에 만족감을 내비친 그는 “후반기에는 승수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기도 그렇고 그런 마음이 커서 오히려 더 잘 안 풀렸던 것 같기도 하다. 승수나 우승 보다는 내용에 신경 쓰면서 자신 있게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다승왕, 상금왕, 평균타수, 인기상 등 여러 타이틀 중 가장 지키고 싶은 타이틀이 무엇인지 묻자 지체없이 답이 돌아왔다.

“항상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꾸준하게 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하나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평균타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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