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식. 스포츠동아DB
최근 한화 이글스 송창식(35)이 은퇴를 결정했다. 팬들은 버거씨 병을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불굴의 의지와 김성근 감독 시절 보여준 투혼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구단도 “송창식의 헌신을 고려해 관중입장이 허용되면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송창식은 2015~2017시즌 해마다 60경기 이상 등판하며 팀 마운드의 마당쇠 역할을 했다. 2015시즌에는 4연속경기 등판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는데, 몇몇 팬들은 그런 혹사가 은퇴의 결정적 원인일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말을 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많이 뛸 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선수와 팬들의 시선은 이처럼 다르다.
대부분은 선수생활을 오래 하길 원하지만, 출전 기회가 드문 선수들은 차라리 혹사가 낫다고 본다. 빨리 선수생활을 마치더라도 반짝할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런 사례가 유독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팀에는 많았다. 박정현(태평양 돌핀스), 오봉옥, 김현욱(이상 쌍방울 레이더스), 신윤호(LG 트윈스) 등이다. 이들은 요즘 기준으로 본다면 말도 되지 않은 등판을 했다.
요즘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은 투수 사용법이다. 이제는 선발투수가 120개의 투구를 넘기거나 불펜투수가 사흘 연속 등판하면 마치 큰 일이 날 듯한 분위기다. 귀한 자원을 아껴서 오래 써야 한다는 생각은 현재 KBO리그가 감독에서 구단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독은 계약기간 내에 반드시 기대하는 성적을 거둬야겠지만, 구단은 팀의 자산인 선수가 싱싱해야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보니 요즘 불펜투수의 3연속경기 등판은 금기어다.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불펜투수를 일주일에 몇 번 던지게 하느냐가 요즘 감독들의 최대 고민이다. 4번은 던지게 해야 하는데, 2연투 이후 하루를 쉬게 해주는 것이 확률상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이겨야 하지만 아껴서 이겨야 더 좋다”고 한 그는 일찍 선수생활을 마친 자신의 경험을 잊지 않았다. “28세에 야구를 그만두면서 알았다. (야구를) 더 하고 싶은데, 그곳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좋은 투수는 오래 보는 것이 팬에게도 좋겠지만, 나도 감독인 이상 어느 때는 트레이너에게 ‘오늘은 저 선수를 써도 되지 않겠느냐’고 물어본다”고 털어놓았다.
오늘의 승리를 위해 지금 이 선수가 필요하지만, 이미 선수의 몸이 이상신호를 보낼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투혼과 좋은 성적으로 선수의 자발적 출전을 유도할 순 있다. 때로 선수는 그것을 더 원한다. 그러나 먼 훗날 그 선택의 결과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미래이기에 누구도 확신하진 못한다. 이 경우 감독과 구단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될 화두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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