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감독 류중일. 스포츠동아DB
30일 인천 SK 와이번스-LG 트윈스전. 이날 류중일 감독의 미디어 브리핑 주제는 대부분 타일러 윌슨(31)의 투구폼 논란이었다. 윌슨은 29일 경기 전 류 감독, 최일언 투수코치와 만나 다음 등판까지 어떻게든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를 설명한 류 감독은 이내 “고우석 얘기를 안 하네요?”라고 취재진에게 반문했다. LG는 전날(29일) SK전에서 11-5로 앞선 9회말 ‘클로저’ 고우석을 투입했다. 고우석은 오준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1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6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고우석을 투입한 것이 자칫 논란으로 이어질까 경계한 것이다.
류 감독은 “우선 던질 시점이 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또 (이)정용이는 경기조가 아니었고, 이찬혁은 옆구리가 안 좋아 빠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LG는 29일 경기 중반부터 SK에 거센 추격을 당했고 최성훈, 정우영, 진해수, 최동환 등 불펜을 총동원한 상황이었다. 또 류 감독의 설명처럼 고우석은 21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등판하지 않았다. 등판간격이 길어지면 실전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승패와 무관하게 출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대부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인데,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류 감독의 의중이 담긴 반문이었다.
이처럼 류 감독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도자다. 부상자의 복귀시점 등을 먼저 샅샅이 설명한다.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에도 “팬들이 궁금하다면 모두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LG에 관한 모든 기사를 직접 챙겨보는 이유에 대해 “감독실에 혼자 있으면 할 게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팬들이 어떤 지점에 호기심을 갖는지 꾸준히 체크하는 철학이 담겨있다. 이날도 “기사를 보니 ‘채은성이 2군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던데, 기술과 멘탈 두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타격이 민감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아니지만 결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