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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도는커녕 평균을 따라가기도 어려울 만큼 폐쇄적인 조직으로 평가받았다. 조직 내부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ML)가 시도하지 못한 것들도 앞장서서 해내고 있다.
4일 한국야구가 달라졌다. 이천에서 열린 퓨처스(2군) 리그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전에서 최초로 로봇 심판(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됐다. 총 3대의 카메라가 사전 측정한 마운드, 홈 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위치 정보를 토대로 모든 투구를 추적해 타자별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 심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직은 시범운영이다. KBO는 올해 2군 26경기에서 로봇심판 운영을 계획 중이며 단점을 모아 보완한 뒤 향후 1군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움직임이다.
KBO는 올해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공식홈페이지에도 변화가 포착된다. 그간 구단의 대외비로 여기던 선수의 연도별 등록일수를 팬들도 확인할 수 있다. 문자중계에 포수나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을 공개하는 것도 팬들이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얻도록 배려한 것이다.
‘언택트 올스타’도 KBO의 변화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 달 반 이상 개막이 늦춰졌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따로 두기 어려워 1982년 원년부터 진행해온 KBO리그 최대 축제인 올스타전은 사라졌다. 하지만 KBO는 10일부터 올스타 팬 투표를 시작한다. 예년처럼 드림과 나눔 올스타 베스트 12에 선정된 각 24명은 9월부터 특별한 패치를 부착한 채 그라운드를 누빈다.
간판선수들에겐 ‘N년 연속 출장’ 등 기록이 이어지며, 신인급들은 생애 첫 별들의 무대 출장이라는 훈장이 생긴다. 올해 KT 위즈 주전 중견수로 도약한 배정대는 “첫 올스타 후보로 선정돼 너무 기쁘다. 좋은 선후배 선수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팬들이 인정해주시고 뽑아주신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다. 내게 투표해주신 분들이 후회하시지 않도록 항상 그라운드 안팎에서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과거의 KBO만을 기억하는 팬들에겐 여전히 한 발 늦은 조직이라는 시선이 남아있다. KBO도 이를 알고, 더욱 달라지겠다는 각오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4일 “과거 KBO가 보수적인 조직으로 평가받은 걸 잘 알고 있다. 사소한 것부터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의견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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