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최종 순위와 알칸타라의 20승

두산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28)는 2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알칸타라는 21일까지 올 시즌 29경기에서 18승2패, 평균자책점(ERA) 2.68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속 155㎞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포크볼로는 헛스윙을 유도한다.

알칸타라는 현재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18승)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잔여경기 일정도 있어 추가 선발등판이 가능하다. 5일 휴식 주기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계산하면 2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3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알칸타라는 최대 2승을 더 챙길 수 있다. 다승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것은 물론 대망의 20승도 거둘 수 있다. 만약 20승에 성공하면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 2016년 더스틴 니퍼트(22승), 2019년 조쉬 린드블럼(20승)에 이어 두산의 4번째 역사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알칸타라의 20승 도전에는 두산의 남모를 고민이 숨어있다. 바로 최종 순위에 따른 알칸타라 활용법이다. 두산은 치열한 포스트시즌(PS) 최종 순위경쟁의 한 가운데에 있다. 잔여경기 결과에 따라 PS 출발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올해 PS는 11월 1일 개막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은 4위 팀 홈구장에서 열리는데, 이는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이틀만이다. 30일 선발등판한 투수는 사실상 11월 1일 WC에 나서지 못한다.

두산이 30일 알칸타라를 등판시키고, 4위 또는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게 되면 WC에 알칸타라 카드를 쓸 수 없게 된다. 크리스 플렉센(26)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알칸타라 만큼의 안정감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두산의 정규시즌 막판 선발진 운영에 가장 큰 변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단 정상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경우 3위 이내로 정규시즌을 마쳐 알칸타라에게 PS 첫 등판까지 최소 4일의 휴식을 보장해주는 게 두산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알칸타라는 20승과 PS 정상 컨디션 출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두산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