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 스포츠동아DB
김연경(흥국생명)의 V리그 복귀전을 보려는 각 매체의 요청이 끊이질 않자 GS칼텍스는 극단적 방법을 동원했다. 기존 좌석에 간이테이블을 설치해 취재 요청을 다 받아줬다. 무려 100석을 만들어냈다. 전기공사와 통신설비 설치비용으로 500만 원이 들었다. 관중입장이 시작되면 임시 취재석을 없애야 하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광경이었다.
경기 전 공식 인터뷰도 종전과 달랐다. 양 팀 감독이 인터뷰실에 진행하던 방식으로는 취재진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 결국 두 감독은 경기장 2층의 취재진 구역으로 와서 인터뷰를 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원정팀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이런 일이 다 있네”라며 평소와는 다른 진행방식에 다소 당황스러워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에게 이런 광경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라고 운을 뗀 뒤 “취재진이 몰린 것보다는 관중이 오는 것이 더 괜찮지 않을까라고 본다”고 답해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감독들은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자신의 발언이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선수들의 귀에 들어갈까 걱정도 했다.
김연경의 V리그 컴백으로 부쩍 인기가 치솟은 여자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듯 취재진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단 한 명의 선수만 바라보려고 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저하되지는 않을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판이 커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였다.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GS칼텍스 사무국장의 말처럼 때가 되면 원래대로 돌아가겠지만, 이례적인 모습인 것만은 분명했다.
장충 |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