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시리즈’ 성사된 준PO 1차전, 플렉센-이민호 어깨에 달렸다

두산 플렉센(왼쪽), LG 이민호. 스포츠동아DB

정규시즌 3위 두산 베어스와 4위 LG 트윈스가 4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선발투수로 크리스 플렉센(26)과 이민호(19)를 각각 낙점했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늦게 개막된 까닭에 준PO가 5전3승제가 아닌 3전2승제로 치러진다. 역대 16차례의 3전2승제 준PO에선 모두 1차전 승리팀이 PO에 진출한 확률에서 드러나듯, 두 팀 모두 어떻게든 첫판을 잡기 위해 몸부림칠 수밖에 없다.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를 꺼내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후반기의 강자 플렉센, 강속구+커브 조합 일품

두산은 정규시즌 직후부터 플렉센의 준PO 1차전 선발등판을 시사했다. 플렉센은 KBO리그 첫해인 올 시즌 21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ERA) 3.01의 성적을 거뒀다.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지니고 있고, 116.2이닝 동안 뛰어난 삼진(132개)/볼넷(30개) 비율도 보였다. 두산이 정규시즌 최종전에 등판했던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 다음으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카드다. 애초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 불안 우려까지 지워냈다.

191㎝의 장신으로 높은 타점에서 찍어 누르는 직구와 폭포수 같은 커브의 조합은 상대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발등 골절상으로 54일간 전열을 벗어났던 점은 옥에 티지만, 복귀 후 9경기에서 4승1패, ERA 2.05(73삼진/9볼넷)로 승승장구하며 기대를 키웠다. 정규시즌 LG를 상대로는 5월 7일 1경기에만 등판해 6이닝 7안타 1볼넷 6삼진 3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신예 이민호, 특유의 패기로 정면돌파?

LG는 4-3 승리를 거둔 2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 이민호를 미출장 선수로 분류하며 다음 등판을 준비하게 했다. LG가 1경기 만에 WC를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민호는 준PO 1차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정규시즌 20경기에선 4승4패, ERA 3.69의 성적을 거뒀다. 두산전 4경기(2선발)에선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으나 ERA는 2.57(14이닝 4자책점)로 괜찮았다.

최고 구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등의 변화구를 구사하는 이민호에게 기대하는 것은 신인다운 패기다. LG 류중일 감독도 3일 “이민호가 준비를 잘했다”며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준PO 1차전이라는 큰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승패를 떠나 이민호의 야구인생에도 무척 값진 자산이다.

두산도 이민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적장인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신인 선수가 큰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그만큼 잘해왔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분석해서 최대한 공략해야 한다”고 밝혔고, 두산 주장 오재일 역시 “(이민호는) 씩씩하게 자기 공을 믿고 던진다는 느낌이 든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