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스포츠동아DB
홍준학 삼성 단장은 16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애초에는 윤성환을 11월 25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하려고 했는데, 프랜차이즈 스타인 만큼 방출 명단에 넣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방출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한 매체는 삼성 베테랑 투수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으며, 거액의 도박 빚을 지고 잠적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윤성환의 방출 발표를 서두른 이유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구단 측은 최초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방출을 공식화했다.
윤성환은 방출 발표 직후 홍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박을 한 적도 없고, 잠적한 것도 아니다. 억울하다.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윤성환은 2015년에도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는 “그때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이번에도 하지도 않은 일로 오해를 받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윤성환은 2004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한 번도 삼성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통산 135승을 수확하며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고, 특히 2011~2014년 삼성이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했을 때는 주축 선발로 활약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2018년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2018시즌 5승9패, 평균자책점(ERA) 6.98로 부진한 뒤 2019시즌 8승13패, ERA 4.77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올해는 1군 5경기 등판(2패·ERA 5.79)에 그쳤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측은 아직 삼성 구단으로부터 윤성환의 도박 파문과 관련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한 상태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아직 삼성 측으로부터 들어온 보고는 없다”며 “구단 측에서도 사태를 파악하고 있고, 선수 본인은 (도박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직 확인된 바가 없지만, 만약 규약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은퇴 후에도 제재를 심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