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4-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고 원종현과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NC는 24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6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첫 KS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KS 최우수선수(MVP)는 6경기 타율 0.318,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양의지는 2019시즌에 앞서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고 125억 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포수 양의지가 그해 FA 최대어로 꼽히긴 했지만, NC의 투자금에 야구계 모두가 놀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화끈한 지원이 숨어있었다. 김 대표는 2018시즌 후 선수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모창민이 “우리 팀에는 양의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자 투자를 결정했다. 프런트도 놀랄 만큼 화끈한 ‘총알’ 덕에 협상은 큰 진통 없이 마무리됐다. 그렇게 ‘곰의 탈 쓴 여우’는 공룡군단에 합류했다.
2018년까지 1066경기에서 타율 0.299, 125홈런, 547타점을 기록한 데다 2차례 KS 우승반지를 낀 ‘가을 DNA’ 가득한 포수의 기량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자연히 양의지의 목표도 우승이었다. 입단 직후부터 “계약기간 내에 NC가 창단 첫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구단도 그래서 내게 이런 투자를 했을 것”이라고 호기롭게 다짐했다.
NC의 지난 2년 빛나는 순간에는 늘 양의지가 있었다. 지난해 118경기에서 타율 0.354,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1984년 이만수(삼성 라이온즈) 이후 35년만의 2번째 포수 타격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130경기에서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포수의 30홈런-100타점은 양의지가 최초다. 체력부담이 가장 심한 포수 마스크를 쓴 채로 2년간 987타석 중 923타석(93.5%)을 4번타자로 소화했다는 점도 엄청난 가치다. 이동욱 감독이 매번 “양의지는 참 대단한 선수”라고 감탄하는 이유다.
물론 올해 NC의 우승이 양의지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된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양의지는 야수, 투수 모두를 바꿨다. 모든 투수들이 승리 후 인터뷰에서 누가 묻지 않아도 양의지의 이름을 꺼내고, 야수들이 양의지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은 결코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팀 다이노스’가 함께 일군 첫 통합우승이지만, 그 방점은 양의지가 찍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