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원투펀치 동시이탈 조짐, 플렉센 시애틀행·‘신분조회’ 알칸타라 한신행 가시화

플렉센(왼쪽)-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가 2021시즌 마운드 구성에 암초를 만났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 가운데, 전력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였던 2020시즌 원투펀치와 재계약도 사실상 불발됐다. 크리스 플렉센(26), 라울 알칸타라(28)를 모두 놓칠 위기다. 플렉센은 메이저리그(ML)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고, 알칸타라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플렉센과는 사실상 결별이 확정됐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체들은 “플렉센이 시애틀과 계약기간 2년, 보장 금액 475만 달러(약 51억6000만 원) 규모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렉센은 계약금 60만 달러와 2021년 140만 달러, 2022년 27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두산 구단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플렉센 측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까지 보도된 터라 결별은 기정사실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던 플렉센 입장에선 시애틀의 제안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플렉센은 7월 중순 타구에 맞고 발목이 골절되는 불운 속 정규시즌 2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8승4패, 평균자책점(ERA) 3.01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포스트시즌(PS) 5경기에 등판해 2승1패1세이브, ERA 1.91로 활약했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와 낙폭이 큰 커브를 앞세워 28.1이닝 동안 무려 32삼진을 뽑아냈다.

알칸타라도 두산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 같은 날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한신이 또 다른 KBO리그 출신 투수 알칸타라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한신은 알칸타라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칸타라를 두고 여러 구단의 쟁탈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신이 앞서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달 초 NPB 사무국으로부터 알칸타라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KBO 관계자는 “플렉센은 ML, 알칸타라는 NPB에서만 신분조회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0승(2패), ERA 2.54를 기록하며 KBO리그 다승왕에 올랐고, 198.2이닝 동안 삼진 182개를 잡아내며 볼넷은 30개에 불과했다. 흔히 말하는 ‘제구 되는 강속구 투수’로 각광받았다.

두산 구단 측은 애초부터 “외국인선수 3명은 모두 재계약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쳤다. 7명이 FA 시장에 나간 상황에서 내야수 허경민을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외국인 원투펀치의 이탈 조짐은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