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는 여전히 ‘유격수 김재호’가 필요하다

입력 2020-12-21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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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35)는 2020시즌 후 두산 베어스에서 프리에이전트(FA)를 신청한 야수 5명 중 유일하게 미계약자로 남아있다. 잔류를 결정한 허경민과 정수빈, 이적을 택한 최주환(SK 와이번스)과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이 FA 시장에서 떠난 가운데 김재호의 거취는 분명 팬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김재호는 입단 첫해(2004년)부터 단 한 번도 두산을 떠나지 않은 ‘원클럽맨’이다. 본격적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매년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고, 팀의 6년 연속(2015~2020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올 시즌에도 120경기에서 타율 0.289(402타수 116안타), 2홈런, 39타점, 출루율 0.362로 제몫을 다했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 어떤 타순에 배치되든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가치는 수비다. 유격수는 단숨에 대체하기 어려운 자리인 데다, 김재호의 수비력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다. 화려함보다 안정감을 추구하면서도 정확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린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도 녹슬지 않았다. 특히 타구의 방향을 예측하고 움직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엄청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해서도 김재호는 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신청한 이유찬을 비롯해 권민석, 서예일, 1차지명 신인 안재석 등 미래의 유격수 자원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교본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베테랑 유격수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김재호의 계약 규모는 향후 FA 자격을 얻게 될 또 다른 베테랑 유격수들의 가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더 관심이 쏠린다.

두산 구단도 이 같은 김재호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구단 핵심관계자는 허경민, 정수빈의 계약 당시 원클럽맨의 사례로 김재호와 오재원을 언급하며 “김재호 역시 잡아야 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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